고려대 세종캠퍼스가 일본도쿄공대로부터 첨단연구설비인 중이온가속기를 기증 받아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개발 시대를 열게 됐다.
고려대는 28일 오후 세종캠퍼스에서 고려대 및 일본도쿄공대 관계자, 국내 가속기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이온가속기 기증식’을 가졌다.
기증받은 가속기는 도쿄공대가 2011년 개발한 가로ㆍ세로 10m 규모(50억원 상당)의 소형 연구설비다. 도쿄공대는 지진으로 전력이 모자라 가속기 실험을 중단한 뒤 창고에 보관 중이던 설비를 가속기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고려대에 기증하게 됐다.
고려대는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과학기술대학원에 가속기학과를 신설했다. 앞서 2013년에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MOU를 체결해 주요 가속기 및 실험 연구시설을 확보하는 등 가속기과학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국과 일본 등 기초과학 선진국에 크게 뒤진 가속기과학기술 분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다.
고려대는 기증받은 가속기를 연말 완공 예정인 중이온가속기 실험동에 설치하고, 내년 3월부터 가속기 구축 연구에 활용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 및 연구인력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다양한 저에너지 이온빔을 활용해 재료와 물성, 생명, 반도체 등 연구도 강화키로 했다. 더불어 그 동안 추진한 KU-Magic프로젝트와 연계해 암치료용 가속기 개발을 통한 의료기술 사업 성과도 높이겠다는 의지다.
고려대는 기증받은 가속기를 과학벨트 사업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기초 실험 등에 활용토록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타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개방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선정규 세종부총장은 “고려대는 그 동안 국내에 절대 부족한 가속기 전문가 육성에 힘써 왔다”며 “이번 가속기 확보를 통해 실제적 연구를 활성화하고, 경쟁력 있는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