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연료비를 아끼기 위해 다량의 황산화물(SOx)이 배출되는 기름을 불법으로 사용한 섬유공장들이 적발됐다. 황산화물은 대표적인 미세먼지 원인물질이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올해 5~6월 수도권 소재 공장 150곳을 상대로 단속을 벌인 결과, 경기 연천, 포천 등 지역에 있는 섬유염색업체 12곳이 선박용 면세유인 고유황 벙커C유를 보일러 연소에 사용해 황산화물의 법적 배출 허용 기준치를 최대 7배 가까이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배출량이 많은 6개 업체 굴뚝에서 나온 황산화물은 연간 222톤으로, 경기도 전체 배출량의 1.5%에 달했다.
고유황 벙커C유는 연소 시 황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관련법상 원양어선 등 선박용으로만 쓰도록 제한하고 있다. 황산화물은 질소산화물과 함께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물질이다. 화석연료를 연소시켰을 때 나오는 황산화물은 대기 중 수증기와 만나 황산으로 변하고, 황산이 다시 공기 중 떠다니는 암모니아 화학반응을 하면서 미세먼지로 변하는 식이다.
해당 업체들은 연료비를 40% 가까이 절감하기 위해 고유황 벙커C유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는 이런 식으로 연간 4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과태료 500만원과 초과배출 부담금 700만~1,400만원이 이들 업체에 내려진 징계의 전부다. 정부는 징역이나 벌금 등 벌칙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작업을 추진 중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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