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상. /사진=임민환 기자
[대전=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박재상(34)은 부드러운 스윙으로 공을 맞히는 능력이 좋다. 별칭이 '아트 스윙'인 이유다.
2007년 SK의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고, 2009년 133경기에서 타율 0.295(515타수 152안타) 15홈런 81타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조금씩 내리막을 타더니 2014년 38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예비 FA(프리 에이전트)로 맞은 2015시즌 108경기를 소화했지만 타율 0.248, 7홈런 37타점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 결과 FA 협상 테이블에서 사실상 '헐값'(1+1년 총액 5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SK에 잔류했다.
박재상은 낙천적인 성격이다. 지난 일을 담아두지 않는다. 속은 쓰렸지만 내색하지 않고 평소처럼 새 시즌을 준비했다. 올해 역시 박재상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SK 외야 세 자리는 이명기(좌익수)-김강민(중견수)-정의윤(우익수)으로 주전이 굳혀진 상태였다.
시즌 초반 대타 또는 대수비로 나가며 기회를 기다렸던 박재상은 5월부터 타격 부진에 빠진 이명기 대신 출전 횟수를 늘렸다. 4월 타율은 0.216에 그쳤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선 5월 0.339, 6월 0.301로 타격 감을 이어갔다. 7월 타율 역시 27일까지 0.342로 빼어나다. 시즌 타율은 0.298로 3할을 눈앞에 뒀고, 득점권 타율은 0.346으로 팀 내 2위다. 박재상을 주중 한화전이 열린 대전구장에서 만났다.
-올 시즌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5월 이후부터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 출전 기회가 많아져 꾸준히 나가다 보니까 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이고, 클러치 상황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결정적인 한 방을 치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 기분이 지속된다.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다."
-타순이 자주 바뀌어 적응하기 쉽지 않을 텐데.
"4번 빼고 다 쳐봤다. 정경배 타격코치님에게 '4번만 치면 다 치게 되니까 한 번만 넣어달라'고 했는데 권한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웃음) 타순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상위 타선에 들어갈 때보다 하위 타선에 들어가는 것이 경기를 준비하는 데 더 여유가 있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가는 역할도 중요해졌다.
"후배들에게 '이럴 때는 어떻게 하라'고 조언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더 좋다. 내가 더 열심히 뛰고, 슬라이딩을 한다면 후배들도 따라온다."
-올해 별명처럼 '아트 스윙'이 부활했다고 봐도 될까.
"그런가? 작년과 재작년, 그 동안 못했으니까 잘 해야 한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 그리고 내후년도 중요하다. 꾸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 무더운 날씨 속에 많은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데 베테랑으로서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을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힘든 건 다 똑같다. 자꾸 덥다 덥다 하면 더 더운 법이다. 또 그런 말을 하면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처진다. 더위를 이겨내는 비법보다는 좋은 음식 많이 먹고 많이 자야 한다."
-올 시즌 전 FA 계약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고, 스프링캠프 때 얼굴에 공을 맞아 시즌 준비에 차질이 많았는데.
"광대뼈가 골절된 것 말고는 계약 때문에 어려운 건 없었다. 가족이 조금 힘들어 하기는 했지만 내가 좋아서 야구를 했고, 유니폼을 입고 계속 야구를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또 내 성격도 긍정적이고 유쾌해 크게 담아두지 않는다."
대전=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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