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민재. /사진=한화
[대전=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한화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를 차치하더라도 '억'소리가 난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던 마무리 정우람(31)의 올해 연봉은 무려 12억원에 달하고, 권혁(33)과 송은범(32)은 4억5,000만원이다. 또 박정진(40)은 3억원, 심수창(35)은 2억5,000만원을 받는다.
억대 연봉자가 즐비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27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5.61로 10개 팀 중 8위다. 또 선발 투수 승수(13승)와 평균자책점(6.34)은 최하위, 불펜 투수 홀드(24개)와 세이브(14개)는 가장 적다. 더구나 송은범, 윤규진(32) 등 부상자도 속출해 총체적 난국이다.
암울한 마운드에 연봉 3,700만원을 받는 장민재(26)가 한 줄기 희망을 밝혔다. 장민재는 지난 27일 SK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3패)째를 챙겼다. 나흘 전 롯데전에서 구원 투수로 44개를 던지고 이날 구멍 난 선발 자리에 들어가 87개를 뿌렸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로 빠르지 않았지만 몸쪽과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정교하게 찌르는 제구와 체인지업, 커브로 타이밍을 뺏었다. 올해 SK에 강했던 자신감도 호투의 비결이었다. 앞선 SK전에 세 차례 나가 2승 평균자책점 1.56으로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
장민재는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마당쇠로 팀 내 입지를 넓혔다. 올해 중간 투수로 29경기에 나섰고, 선발 마운드에는 7차례 올랐다. 성적은 불펜보다 선발이 낫다. 구원 등판 때는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41, 선발 등판 시에는 3승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중이다. 몸값 대비 최고 활약이다. 장민재는 팀에서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최저 연봉이고, 30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유일하게 억대 연봉자가 아니다.
2009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벌써 자신의 최다 출전 기록이었던 2011년 36경기와 타이를 이뤘다. 소화 이닝도 현재 81⅔이닝으로 조만간 2011년 기록(87⅔이닝)도 넘어선다. 상황을 가리지 않는 잦은 등판에 '혹사 논란' 얘기가 나오지만 장민재는 지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자체 만으로 매우 행복하다.
그는 팀 마운드 사정상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와 파비오 카스티요, 이태양 3명이 로테이션에 들어갈 뿐 두 자리가 비었다. 물론 상황은 유동적이다. 장민재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이 (김성근) 감독님이 맡기는 임무에 따라 나가겠다"며 "체력 문제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를 자주 나가면서 하나, 하나 느끼는 것이 많기 때문에 언제나 배운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덧붙였다.
대전=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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