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TV용 대형 패널에만 집중하던 전략을 바꿔 중소형 OLED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선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파상공세 속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의 합세로 OLED 패널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쟁이 뜨거워졌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공장에 자유롭게 구부리고 접을 수 있는 플라스틱 OLED(P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1조9,900억원을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그 동안 LG디스플레이는 TV에 쓰이는 대형 OLED에만 주력해 스마트폰 화면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시장은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 체제였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OLED를 사용한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 비포 등이 OLED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고, 애플마저 내년 출시 아이폰에 OLED를 넣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재편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파주 생산라인이 2018년 양산에 들어가면 월 1만5,000장 규모의 POLED 생산이 가능해 진다. 앞서 1조4,1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둔 경북 구미 사업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월 3만장에 달하는 POLED 생산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스마트폰 600만대 이상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10조원 이상을 중소형 OLED 생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97.7%로 압도적이다. 이를 따라잡겠다며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는 2018년 양산을 목표로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에 인수되는 일본의 샤프도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포함한 AUO, 티안마, 에버디스플레이 등도 중소형 OLED 생산 설비를 짓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도전 필요성은 2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5조8,551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90.9% 급감했다.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패널 가격이 하락한 탓이 컸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TV용 32인치 LCD 패널의 5월 평균 가격은 55달러로 작년 5월(87달러)보다 36.8% 하락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OLED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는 OLED 시장에서 반드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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