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자체 브랜드(PB)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식음료 계열사의 상품을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자사의 유통 채널에 공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 PB 시장에서 ‘피코크’ 브랜드로 1,2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경쟁사 이마트와의 피할 수 없는 충돌이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에서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통합 자체브랜드(PB) ‘초이스 엘 골드’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브랜드로 선보인 상품은 라면과 파스타, 그릭 요거트 등 10종이다. 초이스 엘 골드는 고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착안해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유통사의 노하우에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 등 식음료 제조사의 역량을 결합시켜 만든 브랜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품성이 높은 몇 가지 품목만 개발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PB 상품을 출시했다”며 “롯데그룹의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된 PB상품 ‘강레오 쉐프의 찌개라면’ 2종(김치찌개, 부대찌개)은 세븐일레븐에서 1,700원에 판매된다. 이탈리아산 건면과 조개, 마늘칩 등을 원료로 사용한 ‘초이스 엘 골드 파스타’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3,98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무항생제 인증 목장의 우유를 사용한 그릭 요거트 ‘그릭’ 4종은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에서 판매(180㎖ 2,300원ㆍ500㎖ 4,980원)된다. 롯데그룹은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롯데닷컴, 롯데아이몰 등 온라인에서도 PB상품들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국내 PB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PB 상품은 기존 제품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성공한 PB로 꼽히는 이마트 피코크의 경우, 2013년 340억원대였던 매출이 2014년 750억원, 지난해 1,270억원으로 뛰었다. 이마트에선 올해 피코크 매출이 1,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된 상품의 전량을 유통업체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판로나 재고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PB 상품에 대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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