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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변화, 지혜와 용기를 재촉하는 큰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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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변화, 지혜와 용기를 재촉하는 큰 도전이다

입력
2016.07.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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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식 선출됐다. 클린턴의 후보 선출은 의미가 크다. 우선 민주ㆍ공화 양당체제가 확립된 미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가 나왔다는 상징성이 있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228년간 44명의 대통령은 모두 남성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첫 여성 대통령은 물론,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첫 부부 대통령이란 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런 화려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3개월여 남은 클린턴 후보의 대선 가도는 결코 평탄하지 않다. 경선 내내 발목을 잡았던 ‘이메일 스캔들’을 비롯한 잇단 추문으로 압도적이던 지지도가 많이 꺾여, 오히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주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는 전당대회 효과 등으로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서 모두 클린턴을 앞지른 상태다.

흔들리는 클린턴 대세론은 전당대회에서 고스란히 노출됐다. 경선 상대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내용이 담긴 당 핵심인사들의 이메일이 폭로되자 성난 샌더스 지지자들이 전당대회에 난입, 축제여야 할 대회가 폭력사태 일보직전까지 가는 난장판으로 바뀌었다. “클린턴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샌더스 의원의 열정적 지지 연설이 없었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났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클린턴의 대선 성패는 여성 지도자의 의미를 퇴색시킨 특권층 이미지, 낡은 정치라는 프레임을 어떻게 벗어 던지고, 샌더스 열풍의 바탕인 중산ㆍ서민층 지지를 얼마나 끌어 모으느냐에 달렸다. 트럼프의 고민도 비슷하다. 트럼프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혼란을 노려 샌더스 지지층에 노골적 구애 손짓을 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 우리에게는 큰 도전과 변화가 닥쳐올 것이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고, 동맹국의 핵 보유 용인을 시사하는 등 한반도 안보환경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무역문제는 클린턴 트럼프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보호무역 회귀 조짐이 뚜렷해 수출에 기반한 우리 경제가 뿌리부터 뒤흔들릴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무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가로 한국과 필리핀을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의 안보ㆍ무역 정책의 변화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 역량이 머잖아 본격적 시험대에 오른다. 국가적 지혜와 용기를 모아가야 할 커다란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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