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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항 고속도 개통 후폭풍… 경북 동남부 부산권 편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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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항 고속도 개통 후폭풍… 경북 동남부 부산권 편입되나

입력
2016.07.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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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0일 울산-포항구간 완전 개통

포항-부산 1시간10분대… 대구와 비슷

쇼핑ㆍ관광 인프라는 대구와 비교불가

대구지역 백화점ㆍ아울렛 직격탄

롯데아울렛동부산점 전경.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롯데아울렛동부산점 전경.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1 경북 포항시에 사는 김모(38ㆍ주부)씨는 요즘 한 달에 한 두 번은 가족과 함께 부산 나들이에 나선다. 6월 30일 고속도로 동해선 울산-포항구간이 완전 개통돼 대구와 비슷한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부산 동부지역에 있는 해동용궁사와 해운대, 아쿠아리움, 동백섬 등을 둘러본 뒤 기장군에 있는 2개의 프리미엄 아울렛에 들리는 코스다. 평소 눈여겨본 옷가지를 구입하고 대형마트에서 장까지 보고 귀가하곤 한다. 김씨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대구나 부산이나 비슷하게 걸린다”며 “대구보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훨씬 많고, 롯데몰동부산점 등은 입점한 명품브랜드가 대구보다 훨씬 많은데다 개별 매장의 면적도 넓어 구색이 훨씬 다양하다”고 말했다.

#2 부산에 사는 이모(55ㆍ회사원)씨는 최근 주말나들이 코스에 포항을 추가했다. 같은 바닷가이지만 수년 전 맛을 본 포항의 신선한 회 맛을 잊지 못하다가 최근 고속도로가 개통 덕분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는 “좀 밟으면 포항까지 1시간도 걸리지 않으니 운전 부담이 적다”며 “포항 죽도시장 회 맛은 부산에서도 알아준다”며 포항-부산지역 교류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3 대구지역 한 백화점업계 마케팅 담당 간부는 요즘 내방객 출신지역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게 일이다. 올 연말 신세계백화점이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 문을 열 예정인데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해 온 포항, 경주지역 고객 이탈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간부는 “소비도시 대구가 이 정도라도 유지해 온 것은 경북의 산업도시인 구미, 포항지역 고객들이 매출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비중의 확대 등으로 경북지역 고객이 예전 같진 않지만 남은 고객마저 부산으로 다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고속도로 동해선 부산-포항 구간 중 울산-포항구간이 지난 6월30일 완전 개통하면서 포항 경주시 등 경북 동남권 경제가 부산권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대구지역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 경주지역은 부산, 울산과 교류확대로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구지역 유통업계는 고객 이탈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한숨짓고 있다.

대구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전체 고객 중 경북지역 고객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20% 내외에 이른다. 매출액 비중도 10% 가량 되고, 이들 중 상당수는 포항 구미지역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울산-포항 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그 동안 대구를 찾던 포항 경주지역 소비자들이 부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박모(51ㆍ회사원ㆍ경북 포항시)씨는 “포항지역 백화점 상품 구색이 빈약해 몇 달에 한번 정도 대구의 백화점이나 아울렛을 찾았는데, 이달부터 부산으로 방향을 돌렸다”며 “비슷한 거리의 부산은 대구보다 볼거리 즐길거리 쇼핑환경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포항 고속도로 부산지역 톨게이트 근처에 프리미엄아울렛과 유명 백화점, 해운대 등 유명 관광지가 인접해 있고, 포항, 경주시에서 대구까지와 비슷하거나 덜 걸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 최대 아울렛이라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롯데몰동부산점과 명품 브랜드 중심인 신세계샤이먼의 기장군 장안읍 부산프리미엄아울렛은 모두 톨게이트에서 1㎞ 이내에 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센텀시티 등도 도시고속화도로를 통해 곧바로 연결된다.

특히 롯데몰동부산점은 단지 안에 600여 브랜드가 입점한 쇼핑몰과 각종 음식점, 영화관, 전망대, 대형할인점이 다 들어서 있고 인근 관광자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대구ㆍ경북지역 주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박씨는 “대구의 유명 아울렛에 골프의류 매장은 서너곳에 불과하지만 동부산점은 10곳이 넘고, 포항지역 백화점 세일 때 한 벌 값으로 2벌을 샀다”며 “그 동안 명절 선물로 백화점 상품권이 들어와도 쓸 데가 없었는데, 이젠 여차하면 부산 나들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대구로선 속수무책일 것”이라며 “의료관광 활성화 등 외부로 눈을 돌려 대구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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