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27일 박동훈(64)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사장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폭스바겐 관련 수사를 시작한 후 사장급 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유로5 차량의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긴 채 국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품 및 소프트웨어의 변경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을 수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연비시험성적서를 조작ㆍ제출한 혐의(사문서 변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도 적용했다.
폭스바겐은 2007년 12월 EA 189 디젤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을 수입해 판매했다. 이 차량들은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소프트웨어 2개를 탑재해 인증시험을 받을 때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덜 배출하고, 실제 주행할 때는 다량 배출하도록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에선 12만대,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팔렸다.
2005~2013년 AVK 사장으로 재직한 박 전 사장은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독일본사와 AVK 간 이메일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그가 조작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사장의 구속 여부는 2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결정된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요하네스 타머(61) AVK 총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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