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 프리서버를 운영하며 4년간 28억원 상당을 챙긴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프리서버란 저작권을 가진 업체의 동의 없이 온라인 게임을 그대로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불법이다. 리니지는 다수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대표적인 국산 게임(MMORPG)으로 많은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홍모(30)씨를 구속하고 공범 김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복제된 리니지 게임 프로그램을 구입해 프리서버 ‘기르타스’를 운영하고 회원 4,700여명을 모집, 게임머니와 아이템 등을 팔아 28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동시 접속자 수가 700명에 불과한데도 1만3,000여명으로 뻥튀기 해 회원들을 현혹시켰다. 온라인 게임의 즐길 거리는 회원 수와 비례하는데, 이를 노려 더 많은 회원들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게임 등장인물의 장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대 3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또 원본에는 없는 사행성 경마게임을 운영, 회원들에게 게임머니를 걸게 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남겼다. 회원 가운데는 청소년도 있었다. 원본 리니지는 청소년이용불가에 해당하지만 불법 프리서버는 성인 인증 없이 가입이 가능했다.
경찰은 이들의 집에서 1,600만원이 든 예금통장을 압수했다. 압수품 중에는 명품 시계 2점(2,000만원), 명품 핸드백 1개(500만원)과 8,800만원 상당의 고급 외제 승용차도 있었다. 경찰은 프리서버 개설자와 프로그래머 등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방원범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이번에 적발된 짝퉁 리니지 게임의 프리서버는 폐쇄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지속적 협업을 통해 불법 게임물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기르타스 프리서버를 통한 피해액을 4년간 60억원 상당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법 프리서버 운영으로 인한 국내 20여개 게임업체 피해액은 한해 1,633억 가량으로 나타났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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