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을 때, 방위비 분담 등을 근거로 조목조목 반박해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던 한국계 하버드 대학생 조지프 최(최민우)씨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로 변신했다. 말로만 혼내는데 그치지 않고,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표로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최씨는 25일부터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고향인 콜로라도 주 대표단으로 참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콜로라도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이나 예비대의원 같은 공식 자격은 아니지만, ‘아시아ㆍ태평양계 클린턴 지지모임’(AAPI)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26일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정식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콜로라도 주의 ‘호명’(Roll Call) 행사에 참여했다. 또 전당대회 취재를 위해 필라델피아에 온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 찍은 사진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놨다.
하버드대 재학 중인 최씨는 지난해 10월과 4월 각각 트럼프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수상에게 이른바 ‘개념 질문’을 해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최씨는 지난해 10월12일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유세에서 트럼프가 청중들에게 질문을 허용하자,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당황한 듯 말을 끊으며 외모만 보고 대뜸 “한국 사람이냐”고 공격했지만, 최씨는 “텍사스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에서 자랐다”고 멋지게 반격했다. 최씨는 이어 “내가 어디 출신이건 관계없이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 한국은 매년 8억6,100만달러(약 9,800억원)를 주한 미군 방위비로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그 이전인 지난해 4월에도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 스쿨)에서 열린 아베 총리 연설 후 질문자로 나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는데도 왜 아직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추궁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필라델피아=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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