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인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밑돌기 시작했다. “이보다 더 낮을 수는 없다”는 정부의 권유에 따라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고객들의 불만이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취급된 SC제일은행의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1~2등급을 기준으로 연 2.62%까지 떨어졌다. 이는 안심전환대출(연 2.65%)보다도 0.03%포인트 낮은 것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가계 부채 연착륙을 위해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대상자를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유인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 당시 시중금리보다 1.0%포인트 가량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해 31조원의 규모의 전환대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이 상품보다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면서 속속 연 2% 중반대로 진입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1~2등급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66%로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IBK기업은행 2.72%, 한국씨티은행 2.75%, 신한은행 2.78%, 우리은행 2.81% 등 다른 주요은행들의 금리도 계속 내려가는 중이다.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경우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대출자들의 손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한국은행이 연내 한 차례 가량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약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안심전환대출보다 금리가 큰 폭으로 낮은 대출 상품이 등장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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