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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아 "공심이 후유증 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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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아 "공심이 후유증 지독하다"

입력
2016.07.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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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반 년 가까이 한 작품에 매달린 배우들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후유증에 시달린다. 실제 자신과 배역 사이에서 혼돈의 시간을 보낸다. 민아도 지금 마찬가지다. 인기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이기도 한 민아는 최근 SBS '미녀 공심이'에서 공심이로 활약했다. 촬영을 마친지 1주일이 지났지만, 민아의 생활 속에는 여전히 공심이가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역할에 깊숙이 빠져들었다는 얘기다.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났다.

"끝나면서 많이 '시원 섭섭'할 줄은 알았다. 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 그럼에도 많은 사랑 받으면서 끝나 행복하다."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사실 기사, 댓글 다 봤다.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 솔직히 부담스럽고 벅차다. 의심을 많이 하는 성격이다. 내가 잘한 것이 아니라 '공심이'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서 좋게 봐준 것 같다. 내가 스스로 매긴 점수는 65점? 제작발표회 때 61점이었는데 조금 올랐다(웃음)."

-걸스데이로 활동하며 받는 환호와 또 다른 기분이겠다.

"걸스데이는 7년 간 많은 사랑을 받았고 1등도 했다. 칭찬을 들어도 다음에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안도하면서도 완전히 안도하지 못하는 불안감이 있다. 연기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니 그런 불안감은 아직 없다. 또 드라마 시청 연령대가 다양해서 좋았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무척 뿌듯해 하셨다. 걸스데이는 잘 모르시지만 '공심이가 너희 손녀야?'라는 말을 많이 들으신 모양이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복이다.

"정말 많은 선배들이 그 얘기해줬다. 안도하고 싶지 않아서 더 채찍질을 했다. 배우를 하면서 타이틀로 삼을 수 있는 역할을 맡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꼭 잡으라고 조언해줘서 정말 나 자신을 몰아붙였다."

-어떻게 몰아붙였나.

"자책하고 끝까지 구석으로 내몰아야 되는 유형이다. 안 그러면 안일해진다는 느낌이다. 괴로운 시간이 많았다. 결국 내가 해야 되는 몫이기 때문이다. 부담감이 크고 감당하기 버거웠다. 다행히 좋은 선배들 만나서 가능했다."

-남궁민과 호흡은 어땠나.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오빠는 내게 맞춰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워낙 베테랑이라서 든든했고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줬다. 당황하지 않게 잘 조절해줬고 믿고 따르면서 친해졌다. 나중에는 가족처럼 장난도 많이 치는 사이가 됐다. 열 다섯 살 차이라서 오빠는 나를 아기로 생각한다. 끝날 때 정말 많이 슬펐다. 다들 휴가 끝나고 모이기로 했다."

-줄곧 가발을 쓰고 연기했다.

"처음엔 무척 어색했고 힘들었다. 두통, 현기증이 나고 열도 생겼다. 얼굴에 신경 안 쓰고 감정에 더 치중했다."

-여배우로서 예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아무래도 그렇다. 보통 피부를 화사한 톤으로 만드는데 공심이 화장은 어둡게 표현하려고 남자 파운데이션까지 썼다. 그 때는 살짝 움찔했다. 거울 보는 게 싫었다.(웃음)"

-마지막에 가발을 벗을 때 어땠나.

"정말 시원할 줄 알았다. 빨리 벗고 싶었는데 마지막 신을 찍는 날이 왔다. 막상 벗는 순간 엉엉 울었다. 4일 동안 40분 밖에 못 자서 촬영 끝나면 차에서 바로 잠들 줄 알았다. 그런데 눈물부터 쏟아졌다."

-4일간 40분 수면?

"처음 겪어봤다. 걸스데이 때도 자주 밤을 샜지만 한 두 시간 정도는 잤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라고 실감했다."

-최고의 장면을 하나 꼽자면.

"쓰레기 더미에서 숨바꼭질하는 장면이다. 재밌게 살려야 할 장면인데 못 살리면 어쩌나 걱정했다.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 써야 되는데 정말 맨정신으로는 힘들 것 같아서 술 마시고 싶었다. 막상 해보니 너무 웃기고 즐거웠다."

-작품 후유증은 없나.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슬프다. 아직도 남아있다. 한동안 공심이로 살다 보니 나도 헷갈린다. 금방 못 빠져 나오고 있다. 어제도 인터뷰를 끝내고 '아 이제 대본 외워야지'라고 했다. 허무하고 공허한 마음이 있다. 그 때 살짝 슬픔에 빠지면서 '공심이 어디갔어?'라며 찾게 된다. 긴 시간 하나의 캐릭터로 깊숙하게 살아본 적이 처음이라서 그렇다."

-걸스데이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

"응원을 많이 해줬다. 혜리는 같은 시기에 작품을 했는데 오가는 대화가 늘 같았다. '영양제 뭐 챙기나' '너는 좀 잤나' '나도 못 잤어' 등이다. 이게 무슨 걸그룹 대화인가."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그 동안 연기를 계속 해도 되는지 고민 많았다. 연기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어려워서 두려웠다.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서 편해졌다. 연기는 일단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앞서 나가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나가고 넓혀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고 싶다."

사진=임민환 기자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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