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王健林)이 올해 추진한 인수합병(M&A) 규모가 무려 160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완다(萬達)그룹을 이끄는 왕젠린의 꿈은 월트디즈니에 맞서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가 보유한 미국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는 25일 카마이크 시네마 인수금액으로 종전보다 10%가량 높여 12억달러를 제안했다. 카마이크의 일부 주주가 금액이 너무 낮다고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왕젠린의 기업들이 올해 인수 제안을 발표하거나 거래를 마무리한 건은 16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M&A 금액 보다 3배가 넘는다.
완다그룹은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을 사는 대부분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비 중심 경제로의 이동을 시도하는 데다 중산층의 성장과 맞물려 레저 산업이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완다그룹은 ‘쥬라기월드’와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올 초 35억달러에 샀다. 완다그룹은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와 다른 영화 기업을 자회사 완다시네마라인에 57억달러에 넘길 예정이다. 또 완다가 보유한 AMC는 지난 12일 유럽 최대 영화관인 오데온&UCI 시네마를 12억달러에 사기로 했다. 이로써 완다는 세계 최대 영화관 업체의 지위를 굳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완다가 바이어컴의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 지분 49%를 사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최근 나왔다.
완다의 엔터테인먼트 매출은 올해 상반기 57%나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가 성장 동력이지만 완다의 최대 사업은 여전히 부동산이다. 왕젠린은 부동산으로 부를 쌓았지만,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이 분야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는 M&A 외에도 프랑스 파리 외곽에 30억유로 규모의 테마파크를 짓기로 했으며 인도 북부 하리아나에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1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내에서는 3개 병원에 150억위안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맞서기 위해 첫 테마파크를 개장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씀씀이가 크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와 철인 3종 경기를 주최하는 월드 트라이애슬론 코퍼레이션을 샀다.
완다그룹은 올해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고 수준 후원사인 파트너가 됐고 내년부터 연례 축구 국가대표 토너먼트 대회인 ‘차이나 컵’을 주최할 예정이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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