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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의 길 위의 이야기] 발상의 전환

입력
2016.07.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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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복날에 먹으라며 수박을 택배로 보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에서 생필품을 거의 사서 쓰고 있는 내겐 택배로 온 수박이 퍽 낯설었다. 정사각형 스티로폼 상자 안에 새색시처럼 얌전하게 담겨 배달된 수박은 싱싱하고 크기도 적당해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따금 친구들이 낑낑대며 아이만한 수박을 들고 집에 오면, 나는 그걸 쪼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느라 분주하게 골목을 오가곤 했다. 수박 한 통을 고스란히 냉장고 안에 넣고 보니, 먹을 것을 이웃들과 잘 나누는 나의 인심이 작은 냉장고로 인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수박을 보내준 사람은 친구의 친구인데, 우리는 제대로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맥가이버처럼 무슨 일이든 척척 해결하는 그녀는 여군 출신이라고 한다. 내게도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한달음에 달려와 해결해주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준 적 있는 그녀는 늘 주변사람들로부터 “머리가 엄청나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머리가 엄청 좋은 사람이 군인이었다는 사실이 늘 이상했다. 하나같이 똑같았던 우리나라의 군인 출신 정치인들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나 역시 그녀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심히 관찰한 결과 그녀의 특별함은 대부분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발상의 전환. ‘콜럼버스의 계란’과도 같은 그것을 나 역시 일찍부터 알고 있었건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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