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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산울림’의 재탄생… 문화와 예술이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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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산울림’의 재탄생… 문화와 예술이 울려퍼진다

입력
2016.07.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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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에서 갤러리ㆍ공방 아울러

일반인 대상 연극 아카데미도 열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극장 살림 맡은 임수진 대표

“주위에선 운영 수익 걱정하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공간 되길”

임수진 대표는 25일 인터뷰 장소인 산울림 2층 갤러리에서 새로 디자인 한 산울림 로고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고는 물론, 갤러리에 둔 로고 모양의 의자, 거울까지 임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bkookilbo.com
임수진 대표는 25일 인터뷰 장소인 산울림 2층 갤러리에서 새로 디자인 한 산울림 로고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고는 물론, 갤러리에 둔 로고 모양의 의자, 거울까지 임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bkookilbo.com

서울 신촌과 홍대 일대에 독특한 소극장 문화를 만들어온 산울림이 전시와 문화예술 교육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다. 극단과 소극장에 이어 갤러리, 공방을 합친 ‘산울림 아트 앤 크래프트’를 열고 미술 연극 등 문화예술 전반을 교육하는 ‘산울림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지난해 3월 극장 개관 30주년을 맞아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선언한지 1년 여 만이다.

임수진 산울림 대표는 2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운영할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공간이 극장에서 복합 문화공간으로 바뀌면서 당장 간판부터 새로 달았다. 2층에 세들어 살던 디자인 업체가 새 건물을 지어 나가자 새 세입자를 찾지 않고 창문을 막아 갤러리 겸 공방을 만들고 창문 밖에 간판 ‘산울림 아트 앤 크래프트’를 붙였다. 극장의 마스코트인 1층 ‘산울림’ 간판은 그대로 두었다.

“세를 받아야 극장 운영이 수월하지 않겠냐고 전부 말리셨죠. 그렇게 화랑을 내고 싶으면 차라리 그림을 걸라는 충고도 많이 들었고요.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와서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해서 공예품을 들이기로 했죠.”

원로 연출가 임영웅의 장녀인 임 대표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1991년 미국 유학 후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작가로 활동하다 4년 전 극장 살림을 맡았다. 학창시절 미술을 전공한 임 대표를 두고 산울림을 찾던 연극인들이 “무대미술 담당하면 되겠다”고 말할 때도 한 번도 연극 관련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 타향살이 후 귀국해보니 부모님이 너무 연로 하셨다. 아버지 대신 극장의 기획, 제작을 담당하며 작가 활동을 잠시 내려놨었다.

그렇게 만든 프로그램이 카뮈의 ‘페스트’, 모파상 단편선 등 고전 문학을 연극으로 각색한 ‘산울림 고전극장’, 예술가의 삶을 편지 낭독과 라이브 음악으로 풀어낸 ‘편지 콘서트’ 등이다. 11월에는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 독립영화 제작자, 국악 앙상블 등의 공연을 선보이는 ‘판 페스티벌’도 처음 연다. 연극 외에도 현대무용, 클래식음악, 사물놀이, 판소리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던 1985년 개관 당시의 극장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임 대표는 “공연 관련 일을 한 적이 없어서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며 “2년 전쯤 다시 작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공예 작가들과도 연이 닿았다”고 말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산울림소극장. 화이트 큐브로 무장한 일반적인 갤러리와 달리 2층 전시장 한편에 유리창을 만들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게 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bkookilbo.com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하는 산울림소극장. 화이트 큐브로 무장한 일반적인 갤러리와 달리 2층 전시장 한편에 유리창을 만들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게 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bkookilbo.com

이혜미 작가가 만든 ‘3만원짜리’ 머그컵에 커피를 내놓은 임 대표는 “해외에서는 유명하지 않아도 작가가 만든 장신구, 공예품 사는 걸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문화를 본 적이 없다”며 “작가의 예술성이 집약된 작품과 이 컵처럼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작품을 함께 소개하는 공간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디자인 사무소 옆 한 켠에 마련했던 공방은 갤러리를 만들며 대폭 넓혔다.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면 젓가락, 나무반지 하나도 특별한 걸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개막 전시 제목도 ‘예술이 일상에 즐거움을 더하다’이다. 고희승, 김기철, 김두희 등 2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아카데미는 6월에 시작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의 기초인 대본 분석, 발성, 무대 위 움직임, 표현 등을 가르치고 산울림 극장에서 공연도 한편 만들어 발표한다. 45세 이상 모집인데 금세 15명이 모였다. 일주일에 2번, 3개월 강의에 15만원. 주위에서는 “땅 파서 장사 하냐”고 걱정도 하지만 연극을 시작으로 미술공예, 예술이론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산울림. 산울림 제공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산울림. 산울림 제공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산울림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산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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