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오락실 개업을 앞둔 고등학교 동창에게 오락실 단속 관련 수사보고서를 통째로 넘긴 경찰관이 긴급 체포됐다.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인천경찰청 소속 A(34) 경장을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A 경장은 5월 말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불법 오락실 개업을 준비 중이었던 B(34)씨에게 인천경찰청 풍속수사팀이 오락실을 단속할 때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보고서는 A4용지 23장 분량으로 A경장의 같은 팀 동료 경찰관이 작성했다.
인천 계양경찰서와 서부경찰서 불법 오락실 합동단속반은 25일 오후 8시 30분쯤 B씨가 운영하는 오락실에서 영업장부와 함께 수사보고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수사보고서 유출 경위를 파악하다 A 경장이 동창인 B씨에게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B씨는 경찰에서 “오락실 영업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달라고 부탁해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 경장이 B씨에게 수사보고서를 넘긴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A 경장과 오락기를 불법으로 개ㆍ변조한 혐의(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체포한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불법 오락실 업주가 단속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인천경찰청 풍속수사팀 차량번호 등을 내부정보를 빼내 넘긴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남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C(58) 경위가 구속됐다. 경찰은 C 경위와 함께 오락실 업주 D(43)씨와 연락을 주고 받아 내부 지침을 어긴 다른 간부 경찰관 2명에 대해서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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