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안정 월세대출
연 1.5% 금리로 월 최대 30만원
자녀장려금 수급자도 혜택 부여
중도 상환하더라도 수수료 없어
안심형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2년씩 4회 연장 10년 대출 가능
전세 보증금 떼일 우려도 없어
다자녀ㆍ신혼가구엔 우대 금리
직장인 A(27)씨는 그간 이용하던 회사 기숙사를 떠나 내달 이사를 해야 한다. 기존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하느라 모아둔 자금이 없는 그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가량. 하지만 서울 송파에 있는 회사 인근에는 다가구주택이라도 월세 50만원 이하는 찾을 수 없었다. A씨에게 구세주가 된 것은 정부가 지원하는 주거안정월세대출. A씨는 “매월 30만원까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돼 선택의 여지가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다.
주거 자금 마련으로 고민 중인 이들이라면 정부의 전ㆍ월세 대출을 적극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올 들어 새로 혜택과 대상을 늘린 상품을 내놓고 있어서다. 시중 금융기관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잘만 활용하면 주거 부담을 크게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월세 세입자들을 위한 상품이 ‘주거안정 월세대출’이다. 연 1.5%의 금리로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돼왔지만 정부는 내달부터 수급자를 더욱 확대하고 이용 기간도 늘리기로 했다.
이용 대상의 확대가 눈에 띈다. 기존에는 주거급여 수급자가 아닌 ▦근로장려금 수급자 ▦희망키움통장 가입자 ▦취업 후 5년 이내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으로 한정했지만, 이번에 자녀장려금 수급자(국세청에서 총소득 4,000만원 미만이면서 18세 미만의 부양자녀가 있는 경우 1명당 최대 50만원 지급하는 제도)까지 포함시켰다. 부부합산 소득이 연 5,000만원 이하인 경우도 포함을 시켰는데, 다만 적용금리가 2.5%로 다소 높다.
그렇다고 모든 월세를 다 지원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원 대상 주택은 임차보증금 1억원 이하 및 월세 60만원 이하다. 임차전용면적도 85㎡ 이하(읍ㆍ면 지역은 100㎡ 이하)로 제한된다.
이용 기간도 대폭 확대됐다. 지금까지 월세대출 이용자는 최초 3년에 이후 1년 단위로 연장, 최대 6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최초 2년에 2년 단위로 4번 연장해 최장 10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됐다. 월세대출 취급 은행도 기존 우리은행 1곳에서 8월부터는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NH농협ㆍIBK기업은행까지 6개 은행으로 확대된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연 1.5%에 불과한 저금리다. 월 30만원씩 연 360만원을 빌리더라도 이자는 월 4,500원 수준이다. 상환은 2년 만기 시 일시불로 갚는다. 중도에 상환하더라도 수수료가 없다. 나중에 목돈이 생겨 전세로 이사할 경우 월세대출을 1년 이상 이용한 사람에게는 ‘버팀목 전세대출’에 0.2%포인트 금리도 우대하는 혜택도 준다.
전세금 인상으로 고민하거나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하려는 세대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3월 무주택ㆍ저소득 계층을 위해 마련한 ‘안심형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상품이 제격이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데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전세금을 반환해줘 안정성도 높다.
전세대출 대상자는 대출 신청일 현재 만 19세 이상의 세대주로 대출 대상주택 임차보증금이 2억원 이하(수도권은 3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비수도권 읍ㆍ면 지역은 100 ㎡이하)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이들이다. 대출 신청인과 배우자의 연소득이 합계 5,000만원 이하여야 하지만, 신혼가구는 연소득 6,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수도권은 최대 1억2,000만원, 그 외 지역은 8,000만원까지지만 3명 이상 다자녀 가구 및 신혼가구는 대출한도가 각각 2,000만원 상향된다.
대출이자는 연소득과 보증금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 금리는 연 2.3~2.9% 수준이다. 가령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고 전세 보증금이 5,000만원 이하일 경우 연 2.3%가 적용된다. 특히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은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저 1.3%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자녀 가구 및 신혼가구도 0.5%포인트 할인받는다.
대출기간은 2년이며 4회 연장 가능해 최장 10년 동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상환 방식은 일시상환으로 대출기간 동안에는 이자만 부담한다. 가령 합산 연소득 6,000만원인 신혼부부가 1억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매월 부담하는 이자는 23만3,000여원(2.3% 적용) 수준인 셈이다. 취급은행은 월세대출과 동일하다. 은행 관계자는 “직접 방문해 대출상담 및 대출금액을 신청하면 신용조사 및 임차주택에 대한 조사를 거쳐 가능 여부를 통보한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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