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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 앞두고 미ㆍ중 남중국해 문제로 외교전

입력
2016.07.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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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중-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라오스=연합뉴스
25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중-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라오스=연합뉴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남중국해 문제로 친중-반중으로 갈린 가운데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는 공동 성명을 도출하면서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원론적 수준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최근 진행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남중국해에 평화와 안정,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갈등 당사자인 필리핀과 베트남 등은 성명에 유엔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친중 성향의 캄보디아가 강하게 반대하며 성명은 원칙적인 수준에서 마무리가 됐다.

미국과 중국이 ARF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 가운데 중국의 아세안 국가 달래기 노력이 외교적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회동에서 “중국과 아세안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와 함께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발라크리슈난 장관도 “중국과 아세안 관계에 일부 도전이 있었지만 대체로 좋은 상황”이라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아세안의 발전을 위한 태국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손을 내미는 등 적극적인 원군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도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외무장관은 2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장관을 만나 3개국 전략 대화를 열고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3개국은 중국의 PCA 결정 수용을 촉구하는 합의를 끌어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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