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용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 과장
무더위가 유난히 빨리 찾아왔다. 우리의 여름철은 고온 다습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잘 자라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이 극성을 부리게 된다.
세균과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모기, 진드기 같은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곤충 활동도 왕성하다. 여름철 대표적인 식품매개 질환으로는 식중독, 바이러스 장염, 세균성 장염 등이 있다.
식중독은 식품에 번식하는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독소들을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발생하는 증상으로 먹은 지 몇 시간 이내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이 발생하게 된다.
바이러스성 장염도 식중독과 비슷한데 식중독, 바이러스 장염의 경우 대부분 2~일 내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세균성 장염은 식중독이나 바이러스 장염에 비해 발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
발열, 복통이 3일 이상 계속되고 대변을 본 뒤 잔변감이 심하거나 대변에서 점액과 피가 보이는 경우는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수족구병은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손과 발, 입에 수포성 발진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가 환자의 침, 가래, 콧물, 수포 내 진물, 대변을 통해 배출돼 바이러스가 묻은 음식이나 물, 심지어 수영장 물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식품매개질환이나 수족구 등 다양한 질환이 손을 통해 전염되므로 손 위생을 철저히 지켜도 이러한 질환에 걸릴 확률을 30~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 빼놓을 수 없는 불청객이 바로 모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모기로 인한 감염질환이 이슈가 되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아직까지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 황열 등으로부터는 비교적 안전하다. 그러나 ‘삼일열 말라리아’ 와 ‘일본 뇌염’ 같은 모기매개 질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모기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는 퍼메스린이나 델타메스린 같은 살충제 처리가 된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쓰는 것이 모기를 퇴치하는 데 효과적이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를 찾아 여행지에서 유행하는 질환과 필요한 예방접종, 예방약 등을 꼭 확인해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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