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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남 재건축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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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남 재건축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

입력
2016.07.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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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측 4310만원으로 낮췄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 “더 낮춰라”

다음달 청약 등 분양 일정 차질

업계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 반발

3.3㎡당 분양가가 4,300만원을 넘어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에 제동이 걸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분양 보증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HUG의 분양 보증 독점권을 매개로 본격적인 분양가 통제에 나섰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부활한 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HUG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에 대한 분양보증 발급을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며 “일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 분양 보증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신청한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3.3㎡당 일반 분양가(평균)는 4,310만원이다. 이는 지난 6월 기준 강남구의 3.3㎡당 평균 분양가인 3,804만원보다 13% 높고, 지난 3월 분양한 인근 개포주공2단지(래미안블레스티지)의 분양가(3,762만원)보다는 14% 높은 수준이다. HUG 측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분양가 대비 10%를 초과하는 경우 이를 내부적으로 고분양가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의 재무위험 등 정량적 지표가 아닌 높은 분양가를 이유로 HUG가 분양 보증을 불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유례없는 HUG의 결정에는 강남 재건축 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강남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시발점으로, 정부는 최근 분양권 불법거래 현장 단속,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등 분양 시장 ‘조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간접 대책만으로는 과열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자 HUG의 분양 보증 권한을 활용해 직접적인 분양가 통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강남 재건축 과열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지다. 당초 조합 측은 지난달 일부 평형의 분양가를 아파트 분양가 사상 최고가인 3.3㎡당 최대 5,166만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정부 또한 제지 움직임을 보이자 조합 측은 분양가를 3.3㎡당 평균 4,458만원까지 낮추고, 이후 4,310만원까지 재차 조정했으나 결국 HUG의 보증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번 HUG의 결정으로 다음 달 3일 일반 분양분(69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진행하려던 분양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HUG의 분양 보증서 없이는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으로부터 분양 승인 자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분양가를 재차 인하해야 할 처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HUG가 조합과 현대건설 측에 인근 시세 대비 10% 넘지 않는 선에서 평균 분양가를 책정해오라고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라며 “조합 입장에서는 분양가를 4,100만원대까지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조치로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랠리’에 제동이 걸릴지 여부로 쏠리고 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분양을 준비 중인 여타 강남 재건축 단지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18차 재건축 등이 일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분양 보증이 일반 분양을 위한 필수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한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보증 리스크가 커지면 보증 수수료를 올리면 되는 데 아예 보증서 발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월권이나 다름 없다”며 “국내 분양 보증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HUG가 앞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디에이치 아너힐즈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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