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동원 겨냥 용역 채용 정황
이달 들어 박효상 전 대표 노조법 위반 실형
임금교섭 문제로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충남 아산 소재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갑을오토텍이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노조 와해 수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2014년 갑을오토텍 사측은 경찰과 특전사 출신 직원을 위장 채용해 어용노조인 제2노조를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이를 주도했던 박효상 당시 대표이사가 최근 노조법 위반으로 징역 10월을 선고 받기도 했다.
갑을오토텍은 25일 직원들에게 ‘26일 오전 7시40분부터 쟁의행위 종료 시까지 아산 갑을오토텍 사업장 전 시설을 직장폐쇄한다’고 공고했다. 사측은 “직장폐쇄는 파업과는 무관한 관리직 직원에 대한 대체근로를 노조가 불법적으로 저지하는 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는 지난해 3월부터 복수노조 설립 반대 및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간헐적으로 파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지난해 8월부터 관리직 90여명을 채용해 일부를 공장에 투입했다. 사측은 “2015년 이후 퇴사한 관리직 직원들을 대신해 생산지원 업무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측은 “명백한 대체근로”라며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5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노조법 위반 혐의로 사측을 고소했다.
더욱이 사측이 직장폐쇄 직후 투입할 용역직원을 경호업체를 통해 모집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한 경호업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최소 3달 이상 주ㆍ야간 풀근무” “복장: 검정바지(상의티ㆍ조끼 제공)” 등을 광고하며 용역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파업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뒤 공권력을 투입하는 전형적인 ‘노조 파괴’ 수법”이라며 “경호업체에 접촉한 결과 29일 200명, 다음달 1일 300여명 등 투입 예정 용역직원 수도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직장폐쇄→노조의 거부→용역 투입→충돌 유발→조합원 강제퇴출→제2노조 설립’의 노조파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0년 발레오만도 노조, 2011년 유성기업 노조 등이 비슷한 수순을 거쳐 와해되거나 무력화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동법에서 보장한 회사의 권리인 직장폐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해 용역직원을 채용하는 것일 뿐 노조파괴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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