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을 빌미로 이청아의) 질투심을 유발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시청자이면서 여자친구로서 제가 하고 있는 작품에 응원해주고 있어요. 주변에도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 잘 해주고 있어서 기분 좋게 작업하고 있습니다.”(이기우)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바벨250’의 제작발표회에 이원형 PD와 배우 이기우, 외국인 출연자 마테우스(브라질), 안젤리나(러시아), 타논(태국), 미셸(베네수엘라), 니콜라(프랑스), 천린(중국)이 참석했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바벨250’에서는 7개의 언어를 쓰는 글로벌 남녀가 ‘남해 다랭이 마을’에 모여 글로벌 공통어 ‘바벨어’ 제작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영어 사용은 금지. 각자의 모국어만을 사용해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외국인 출연자들은 모두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브라질에서 온 마테우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삼바 댄서로 활약할 예정이다. 개막식 준비를 위해 제작발표회가 끝나는 대로 브라질로 출국한다. 마테우스는 “올림픽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한국에 왔다”며 “브라질에 가면 한국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테우스는 오브리가도(포르투갈어로 감사합니다)에 경상도 사투리 ‘-잉’을 붙여 “오브리가도잉~”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내 웃음을 자아냈다.
아름다운 외모 덕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타로 떠오른 러시아 여대생 안젤리나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젤리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사기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당시에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마침 한국에 일하러 올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 출연이 매우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젤리나는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방송활동을 계획 중이다.
다양한 국적의 출연자들이 모인 만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도 있었다. 이기우는 “제가 처음에 마테우스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손으로 OK 사인을 했는데 마테우스가 발끈했다”며 “알고 보니 브라질에서는 이게 나쁜 뜻이라고 하더라”며 문화 차이에서 생긴 해프닝을 털어놓았다. 이기우는 “하지만 촬영이 다 끝나고 나니 친구들의 언어나 국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해졌다”며 촬영 소감을 덧붙였다.
신선한 발상이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지만 초반부터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이 이기우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기우는 “제가 예능 경험이 많았더라면 (제작진이 준)최소한의 설정을 좀 더 노련하게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기술이 없다 보니 초반부에 방송됐던 부분에서 눈살을 찌푸릴만한 행동이나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름 배운 것이 많다. 후반부로 가면서 저 스스로도 변화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며 “시청자 분들이 좋게 보지 않았던 부분도 개선시킬 여지가 있는 프로그램이니 계속 관심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프로그램은 타논이 닭을 잡는 장면에서 그의 문신과 피 흘리는 닭의 모습을 일부러 강조해 일부 시청자로부터 자극적인 편집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원형 PD는 “예능 프로그램이라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시청자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타논 씨에게도 사과 드린다”고 말햇다. 이 PD는 “바벨탑 이전의 이상적 공동체를 만들어보겠다는 어렴풋한 목표가 있다”며 “이 시즌이 잘 되면 다음 시즌에서는 더욱 진화된 형태로 유토피아를 향해 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위은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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