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올해가 아직 5개월 여나 남았는데 이청아는 이미 드라마 세 편을 소화했다. E채널 '라이더스: 내일을 잡아라'(이하 '라이더스'), OCN '뱀파이어 탐정', MBC '운빨로맨스'까지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쉴 틈 없는 촬영 스케줄에 지쳤을 법도 한데 이청아는 기운이 넘쳤다. "좋아하는 뮤지션이 신곡을 안 내주면 답답하다가 급기야는 분노의 감정까지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나도 연기를 오래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 하다 보니 벌써 촬영장이 그리워지는데요?"라고 웃었다.
-세 명의 캐릭터를 만난 소감은.
"매 작품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지만 그 여진이 오래가는 편이다. 그래서 일년에 작품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공교롭게 올해 세 작품이나 찍었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고, 캐릭터도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면서 잊으려 했다."
-캐릭터와 이별하는 방법을 잘 터득했겠다.
"전혀 아니다. 한꺼번에 세 캐릭터 여진이 누적돼 올까봐 걱정이다. 작품이 끝나면 체화된 캐릭터를 보낸다는 게 쉽지 않다. '라이더스' 소담, '뱀파이어 탐정' 요나, '운빨로맨스' 설희까지 천천히 잘 보내보려 한다."
-셋 중 닮고 싶은 인물이 있나.
"설희의 성격은 끌어안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설희는 나보다 에너지가 더 많은 친구다. 다른 사람들이 다 자기에게 호감일 거라는 자신감도 넘친다. 나는 무슨 일만 터지면 '나 때문인가' 라고 소심해진다."
-설희는 패션부터 화려하던데.
"맞다. 나는 이 작품하면서 '핑크색 두드러기'를 치유했다(웃음). 핑크색 립컬러도 설희 하면서 처음 발라봤다. 개인적으로는 8회에 나온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레드 체크원피스가 마음에 든다. 설희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패션이었다."
-평소와 다른 옷을 차려 입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그 캐릭터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청아가 아닌 진짜 설희가 된듯하게 표정을 짓고 걸음걸이를 하게 된다"
-공개연애 중인 남자친구(배우 이기우)는 어떤 옷이 예쁘다던가.
"그런 말 하는 성격 아니다. 하하. 평소에는 무심하고 시크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옷을 예쁘게 입으려면 다이어트는 필수겠다.
"tvN '꽃미남 라면가게' 때 너무 어렵게 살을 빼서 다시는 찌고 싶지 않다. 살은 7kg 뺐고 근육을 3kg정도 키웠다. 급격한 다이어트로 얼굴이 많이 상했다. 지금은 맛있는 걸 조금씩 먹는 전략을 세웠다. 한끼를 대충 때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SNS에 먹스타그램이 많던데.(인터뷰 전날 체리와 요거트 사진이 올라왔다.)
"먹는 걸 정말 좋아한다. 스케줄 끝내고 집에 가던 길에 페디큐어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네일샵에 들렀다가 우연히 집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탔다. 오랜만에 버스를 타니 기분이 괜스레 좋더라. 집 앞 슈퍼에 딱 내려주기에 체리랑 요거트를 샀다."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은 아닌가 보다.
"혼자 다그친다. '치킨 먹는다고 기분이 좋아지겠어?'라고 스스로를 말렸다. 그러다 달달한 과일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고 요즘엔 운동으로 푼다. 베개에다가 화풀이를 할 때도 있고 음악을 크게 틀으며 혼자 청소를 하기도 한다. 가장 빨리 무드를 바꾸는 건 음악인 것 같다."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나.
"자우림의 김윤아는 나의 여신님이다. 진짜 애기 때부터 좋아했다. '키리에'를 듣고는 눈물이 찡했다. 팬의 입장으로 꾸준히 활동해줘서 참 고맙다."
-작품마다 플레이리스트를 따로 만들 정도로 음악을 즐긴다고.
"'뱀파이어 탐정' 요나 할 때는 록을 들었다. FT아일랜드 노래도 있었다. '운빨로맨스' 설희 할 때는 짝사랑 감성의 음악을 많이 넣었는데 막상 촬영장에 가니 이 감정이 아니더라. 오히려 새출발하는 기분 좋은 마음이 설희한테 맞았다. 플레이리스트를 다 지우고 운동하며 듣기 좋은 노래들 위주로 다시 골랐다."
-캐릭터가 생각과 다르면 당황스럽지 않나.
"오히려 신난다. 그 캐릭터의 감정을 준비하면서 생기는 모든 일은 참 즐겁다. 또 나는 인생이 학생모드라서 새로 배우는 걸 즐긴다. 내가 발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요즘 볼링이 재미있다. 중국어도 해볼까 한다. 일단 해두면 언젠가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니까."
-'동갑내기 과외하기2'에선 일본어, '운빨로맨스'에선 영어, 이번엔 중국어까지 외국어 습득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일본어 히라가나 가타가나 정말 열심히 했는데 한자의 벽에 부딪혔다. 영어는 잘하는 것보다 흉내를 잘 낸다. 못하는 것들인데 작품에서 주어지면 갑자기 잘하게 된다. 그래서 자꾸 작품하고 싶고 연기하고 싶다."
-작품 고르는 기준이 있나.
"예전엔 '잘 할 수 있을까' 였는데 지금은 '재미있을까'였다. 그래서 선택이 과감해졌다.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께 시나리오를 보여드렸다면 세 작품 모두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셨을 것 같다. 생전에 엄마가 너무 같은 캐릭터만 한다고, 착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착한 역할하냐고 하셨다. 그래서 다양한 선택 받으려고 노력을 했고 이제 조금씩 나에게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지는 것 같다. 올해, 내년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배우라는 직업을 즐기는 것 같다.
"배우 아버지, 연출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집안에 배우 한 명씩은 있는 줄 알았다(웃음). 어릴 땐 아버지 따라 분장실에 매번 갔다.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연기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막연하게 배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미래 아이가 배우를 하겠다면.
"응원할 거다. 힘든 것도 본인이 이겨내야겠지. 내가 대신 무얼 해줄 수는 없어 슬플 것 같다. 무슨 일이건 힘든 것을 겪어내야 얻는 법이니까."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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