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낮을수록 상승률은 커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얻으려면 최소 2억원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세가격이 낮은 아파트일수록 지난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25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자료를 보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아파트 가격은 1억9,125만원에 달한다.
이사할 때 들어가는 부동산중개료 약 57만원과 이사 비용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2억원 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가격 기준 하위 20%에 속하는 아파트지만 2억원을 고스란히 모으려면 만만치 않은 노력이 필요한 거금이다.
올해 최저임금 6,030원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 동안 하루도 쉼 없이 11년 5개월을 벌어야 겨우 2억원을 모을 수 있다. 식비, 교통비, 주거비 등을 한 푼도 안 쓴다는 전제하에서다.
내년 최저임금이 440원(7.3%) 오를 예정이지만 전셋값은 1년이면 수천만 원씩 뛴다.
특히 서민들이 밀집한 저가의 전세일수록 상승률이 가파르다.
하위 20% 이하인 1분위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6월 1억5,943만원에서 1년 만인 지난달 1억9,125만원으로 20.0%(3,182만원) 상승해 5분위 구간 가운데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2분위가 같은 기간 18.5%(4,591만원)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3분위는 17.5% 상승하고, 4분위(16.2%), 5분위(12.5%) 순으로 오르는 등 전세가격이 높아질수록 상승률이 둔화했다.
특히 상위 20% 안에 드는 5분위의 전셋값은 약 7억원으로, 1분위에 견줘 3.7배 비쌌다.
서울 아파트 외에 수도권(1억2,497만원), 경기도(1억883만원)의 1분위 아파트 전셋값이 1억원을 넘었다.
다만 부산(7,877만원), 대구(9,71만원), 인천(8,779만원), 광주(6,922만원), 대전(6,928만원), 울산(8,782만원) 등 6개 광역시 1분위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7,890만원)은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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