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업체 매입 의혹, 홍문종 “부친 일… 난 관연 안해”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홍우준 전 의원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독립운동 유적지인 한국독립문화원을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 파문이 일고 있다. 해외 독립운동 역사는 물론 한민족의 하와이 이주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적지를 팔아버린 데 대해 현지 교민들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민들은 특히 부동산을 매입한 ‘루크드래곤’이 일본계 기업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24일 하와이주 당국에 접수된 부동산 매매신고 서류를 확인한 결과, 홍 전 의원은 지난 6일 독립문화원을 포함한 건물 2채와 토지 3만1,193㎡에 따르는 부속물 모두를 145만달러에 매각했다. 독립문화원은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을 주도한 대한인국민회(1914~47년) 하와이 지방총회가 있던 곳으로, ‘무명 애국지사 추모비’와 ‘임시정부 전시관’ 등이 조성돼 있다. 홍 전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하와이한국독립문화원이 2002년 55만달러에 사들였고, 2007년 소유자가 재단법인에서 홍 전 의원으로 바뀐 이후 최근에는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다.
하와이 한인회는 독립문화원이 팔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한인회는 지난 3월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역사와 유물로 후대에게 남겨야 한다”며 정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 교민들은 특히 독립문화원을 매입한 루크드래곤 자금 상당 부분이 ‘하와이 자산관리사’를 거쳐 일본계 은행인 ‘센트럴 퍼시픽 뱅크’에서 유입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홍 의원은 독립문화원 매각 논란과 관련해 “부친(홍 전 의원)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있고, 아는 바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홍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문화원을 해외 사적지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수 차례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며 “때문에 독립문화원 운영비는 그 동안 홍 전 의원의 사재로 충당해왔다”고 밝혔다. 매입업체 국적 논란에 대해서도 “부동산 중개업체가 루크드래곤이 미국계임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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