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정대 첫 공연 성공리 마쳐
‘탈북 청년 멘토링’ 프로그램 등
통일ㆍ탈북민 관련 사회공헌 많아
다문화 가구 지원사업도 적극적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2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장벽박물관 주변엔 한국의 대표적 동요 ‘고향의 봄’이 울려 퍼졌다. 하나금융지주 직원들과 탈북 청년들로 구성된 30여명의 합창단이 만들어낸 감미로운 화음에 길 가던 사람들도 멈춰 섰다. 애절한 느낌의 ‘아리랑’과 아름다운 가사의 ‘뭉게구름’ 노래가 이어지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고, 공연이 끝난 뒤엔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나금융그룹 사회공헌팀은 올 들어 한반도 통일의 역사적 의미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을 거듭했다. 여러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하나금융은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의 협력으로 탄생한 ‘통일기원 합창 원정대’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동쪽 끝 독도에서부터 전세계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에서 남북 출신이 섞인 합창단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하나금융 직원 8명과 탈북 청년 25명으로 출범한 통일 원정대는 두 달 넘는 맹연습 끝에 지난 24일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원정대는 오는 26일엔 독일 하일란드 교회에서 한인 교민과 1960년대 서독으로 파견갔던 간호사와 광부 등을 대상으로 합창 공연을 선보인다. 이조영 KEB하나은행 사회공헌문화부 팀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통일의 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사회공헌을 살펴 보면 유독 통일과 관련된 활동들이 많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의 사회통합과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통일에 대한 준비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하나은행이 탈북 새터민의 국내 적응을 돕고자 이들에 대한 지원 사업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다양한 통일 관련 사업에 후원자를 자청하고 나서는 이유다.
하나금융의 ‘탈북 청년 멘토링’은 이와 관련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탈북 청년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탈북 청년 멘토링 결연식’을 열었다. 북한 출신 청년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그룹 임원들이 직접 멘토가 돼 이들의 절실한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주자는 취지에서였다.
하나금융은 멘토 역할을 맡은 5명의 임원이 15명의 탈북 청년들을 매월 한번씩 만나도록 했다. 하나금융은 멘토에 그치지 않고 15명의 탈북 청년 중 우수 청년으로 꼽힌 3명을 은행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이끌어주는 것보다 사회 통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본 당시 김정태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나금융은 남북하나재단과 손잡고 지난해부터 탈북 새터민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새터민 중증 질환자에겐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또 미래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통일리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만들어 100명의 대학생 통일인재를 양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새터민 대학생과 남한 대학생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 이들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에서다. 매년 ‘1(하나)’이 겹쳐지는 11월 11일을 ‘하나데이’로 정해 북한 김치를 알리는 김장행사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나금융이 최근 후원을 시작한 통일 프로젝트도 금융권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통일부와 손잡고 북한에 고향을 둔 국내외 실향민과 이산가족이 고향을 떠올리며 그린 그림을 경기 파주 통일전망대에 설치하는 ‘그리운 내 고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과 글귀를 모아 모자이크 형태로 구성한 설치미술 작품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 오는 8월 설치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다문화 가구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행복 나눔 이벤트’다.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 온 이 프로그램은 주변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자신이 가진 것은 서로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하나금융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기부한 옷이나 학용품은 물론, 은행의 재활용 컴퓨터를 아시아 각국 소외계층에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엔 임직원이 중심이 된 봉사단을 미얀마 현지에 파견해 빈곤지역 학교에 컴퓨터 시설이 갖춰진 교실을 지어주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매년 1~2곳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빈곤 지역에 교실을 지어주는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사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있다.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모금해 사회복지시설 10곳, 소외가정 및 다문화가정 청소년 100명을 지원한다. 이 활동은 자율적인 노사협의를 거쳐 시행하는 사업이다. 2011년부터는 ‘하나더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들이 후원하는 기부처에 은행이 동일 금액을 매칭해 기부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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