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 교무실 컴퓨터를 해킹해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빼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및 절도 혐의로 인천 모 고교 3학년 A(18)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군은 기말고사를 앞둔 4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학교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교사들의 컴퓨터를 해킹, 저장된 수학시험 문제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교무실에서 현금 2만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교무실에서 현금이 사라진 점을 수상하게 여겨 피해 여부를 조사하다 컴퓨터가 해킹 당해 시험 문제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군과 친구 B(18)군이 당일 학교에 침입하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과 “(A군이 학교에 침입한 날) 망을 봤다”는 B군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또 A군이 “시험문제를 빼냈다”고 친구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하지만 A군은 경찰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음해하고 있고, 스마트폰도 해킹 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이 경찰에 넘긴 자신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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