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은 ‘internet searching’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검색 엔진 회사 Google사가 검색 시장을 주도하면서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Let’s google the fact’, ‘I just googled the answer’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구글을 회사명으로 사용하지 않고 일반화한 것인데, 이는 곧 고유명사가 일반명사화된 것이고, 명사가 동사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미국의 Merriam-Webster 사전에도 일반 동사로 수록돼 있다.
‘Why don’t GOOGLE the news?’ 같은 문장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고유 명사를 어떻게 동사처럼 사용할 수 있느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명사냐 동사냐는 품사 구분은 본래 문장에서의 기능과 역할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낱말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그만큼 가변적이다. 다만 고유명사가 일반명사로 쓰이거나 명사가 동사화하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고, 역할의 변화와 함께 표기도 일반 어휘처럼 소문자화한다. Facebook처럼 대문자 표기는 분명 고유명사지만, ‘Does he facebook?’이나 ‘Why don’t you facebook the event?’처럼 말하면 Facebook을 사용하냐는 뜻이 된다. 단순 고유명사 Kleenex, Escalator, Coke, Band-aid, Aspirin 등은 소문자 표기로 일반명사처럼 쓰고, ‘Let’s skype’처럼 말하면 보통명사가 동사화한 것이다.
일반명사의 동사화 사례는 학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흥미로운 대상이다. Schedule은 본래 시간표인데, 지금은 ‘시간표를 짜다’, ‘일정을 잡다’의 동사로도 쓰인다. ‘Can we schedule a meeting for later this week?’ 같은 문장은 이미 보편화되었다. Calendar도 달력이라는 명사를 넘어 ‘Will you calendar the meeting for next Friday?’처럼 ‘달력에 표시하다’, ‘일정 잡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직장에서 쓰이는 유사한 사례는 더 많다. Table은 탁자였는데, 이제는 ‘탁자에 의제로 올려놓다’(present for discussion, place on the agenda)의 뜻으로 자주 쓰이고 있다. ‘Let’s table the topic for next time’ 같은 문장은 일상이 되었다. 달리기나 경마에서 track은 경주로를 뜻하지만, fast track은 ‘유리하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경주로’뿐 아니라 동사로 ‘빨리 승진시키다’ ‘빨리 진척시키다’의 뜻으로 ‘His passport application was fast tracked’(그의 여권은 속성 처리되었다)나 ‘We should fast-track this project’처럼 쓰인다. 쇼핑하는 가게에는 창문(shop window)이 있지만 동사로 확대되어 ‘I’m just window shopping’(그냥 구경만 하는 중입니다)처럼 쓰인다.
‘He friended me’(나를 친구로 등록했다)는 Social media 언어지만, 이미 1871년부터 명사의 동사 사례 기록이 있고, chair는 의장, 회장의 뜻을 넘어 ‘He’s chosen to chair the project’처럼 ‘의장역할을 하다’는 동사도 생겼다. Medal이라는 명사가 400년이나 지나서 동사로 쓰인 데 반해 Google이 동사로 쓰이는 데는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영어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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