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억弗ㆍ대만 36억弗 순유입
美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 지속될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자본의 신흥국 투자가 당초 예상과 달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6~29일 잇따라 열리는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도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지난달 24일) 이후 4주간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총 208억3,600만 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흥국 주식 시장으로는 같은 기간 52억1,7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해질 거란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특히 신흥국 시장에선 아시아 주요 증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한국ㆍ대만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태국ㆍ베트남 증시에 순유입된 자금은 95억7,500만 달러. 이 중 한국 증시(23억2,300만달러)에는 대만(36억5,300만달러)에 이어 아시아 신흥국 중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밀려들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등으로 신흥국 시장의 유동성 랠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오는 26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11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최근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금융완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28~29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은 유럽 등 브렉시트 타격이 직접적인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기 때문에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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