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황으로 부진했던 백화점 매출이 올해 상반기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 3사의 작년 한 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4% 성장했다. 백화점 매출은 4월에도 4.3% 증가했다. 5월에는 휴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2.7% 감소했으나 대형마트(-6.3%)와 비교하면 선전했다.
대형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0.8% 감소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백화점은 상황이 나은 셈이다. 특히 주요 입지의 대형점포들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 ‘빅3’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수년간 탄생하지 않던 매출 1조원대 점포가 새로 등장 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화점은 상반기보다 연말을 낀 하반기 매출이 더 높은 편이다. 매출 신장세가 이어지면 새로운 ‘1조 클럽’ 점포가 나올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조 클럽’은 롯데 본점,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등 세 곳이었다. 롯데 본점은 상반기 매출이 약 9,000억원 규모로 매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롯데는 본점 뒤 현 실외주차장 부지에 9층 규모 건물 신축을 추진 중이다. 향후 계획이 성사돼 매장 면적이 늘어나면 매출 2조원도 노려볼 수 있다.
2위인 신세계 강남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월말 증축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선보인 강남점의 상반기 매출은 7,0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하고 3년 안에 2조원을 넘는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롯데 잠실점은 올해부터 롯데월드몰 에비뉴엘과 통합 운영하면서 몸집이 불었다. 백화점과 에비뉴엘 매출을 더해 상반기 7,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4위권 이하 점포들이다. 롯데 잠실점이 2011년 매출 1조원대에 진입한 이후 새롭게 1조원의 벽을 넘어선 점포가 나오지 않았다. 차기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한 후보는 부산 지역 백화점들이다. 현재로서는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가 가장 근접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방 백화점 최초로 매출 1조원 돌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는 내년 하반기 부산본점 증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2018년에는 ‘1조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000억원대지만 공사가 끝나면 매장 면적이 약 7,000평 늘어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무역센터점이 매출 1조원에 가장 다가서 있으며 압구정 본점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두 점포 모두 상반기 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판교점의 성장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현대 판교점은 올해 상반기 3,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는 신세계 본점·인천점과 비슷한 매출 규모로 전국 백화점 매출 10위권에 포함되는 실적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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