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이후 관련국 외교수장 모이는 첫 외교행사
한중회담 하겠지만 냉랭한 분위기 전망
지난해 열리지 않았던 북중회담 재개 관측…南과는 거리유지하며 北 끌어안기
아시아태평지역 27개국 외교수장들이 한데 모이는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다. ARF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과,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들도 모두 참가하는 아태지역 최대 외교행사다.
이번 ARF에선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처음 만나는 관련국들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히 필리핀이 제기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재판에서 패하고,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는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심 외교라인인 그의 발언에 따라 북한 외교의 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이 어떤 외교적 대응을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북한에 관계개선의 손짓을 보내고, 한국에는 냉담한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왕이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열어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대북 제재 공조를 요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고, 남중국해 갈등에서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중관계 개선의 시그널은 ARF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은 친중파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되면서 관계가 악화해 작년에는 양자회담마저 갖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라 한미일 3국간 강화된 안보협력 흐름을 견제하기 위해 왕이 부장과 리용호 외무상 간 만남이 이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중 모두 관계개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23일 출국하는 윤병세 장관은 아세안 국가를 비롯 미국 일본 등 13개국과 양자회담을 갖고 대북압박 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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