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관저 머무르며 구상
우병우 등 인사 개편 나설지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부터 닷새 간 청와대 관저에 머물며 여름 휴가를 보낸다. 박 대통령은 닷새 중 2,3일을 경남 거제의 저도 또는 다른 지역에서 보내는 것을 고민하다 ‘조용한 휴가’를 택했다.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압박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갈등, 친박계의 총선 공천 개입 논란 등으로 청와대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휴가 중에도 국정 동력을 회복할 승부수를 찾느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에 “소명의 시간까지 당당하라”는 지침을 내린 뒤 곧바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것에는, ‘더 이상 나를, 정권을 흔들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가진 중견기업인과의 오찬에선 정치적으로 해설될 만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끝까지 지키려 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끌다가 전격 교체했듯이, ‘승부사’인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태를 지켜볼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우 수석이 현직 민정수석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박 대통령이 어제 말한 ‘소명의 시간’은 우 수석에 대한 (보호)메시지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도, 우 수석 거취를 두고 고민하는 청와대의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3년 내내 여름 휴가 직후 청와대 개편이나 개각을 한 만큼, 이번에도 국정 쇄신 차원에서 인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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