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주둔 거여동 시대 막 내려
주민에 운동장 등 개방 눈길
‘태양의 후예’의 산실인 육군 특수전사령부가 이달 29일까지 경기도 이천으로 이전한다. 국방부가 지난 2007년 이전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한지 9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국군정보사령부가 서초동에서 경기도 안양으로 옮긴데 이어 우리 군의 사령부급 특수작전부대가 모두 서울을 떠나게 됐다.
국방부는 22일 “위례 신도시 조성에 따라 추진해 온 육군 특전사와 제3공수여단 이전사업이 이달 29일 모두 완료된다”며 “사격으로 인한 소음 등 인근 지역의 민원을 모두 수용해 주민 친화적인 부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1972년 8월 인천의 부평에서 이전해 40여 년간 주둔한 서울 거여동 시대는 막을 내린다. 육군은 내달 2일 기지 이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특전사가 새로 둥지를 튼 이천시 마장면 일대의 부지는 359만9,121㎡로, 기존 서울 송파구 거여동 부지(85만7,012㎡)의 4배가 넘는다. 특전교육단이 포함된 특전사령부는 해상침투와 고공훈련을 위한 최신 시설을 갖추는 등 특전사의 전투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조성됐다. 특히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사격시설의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돔형의 방음사격장을 따로 만들고 부대 안에 방음벽을 설치하는 등 기존 군부대와 차별화를 뒀다. 특전요원들이 사용하는 종합스타디움과 축구장, 야구장을 주민 개방시설로 전환한 것도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
이처럼 여건은 개선됐지만, 부대를 서울 밖으로 옮기면서 유사시 신속한 작전수행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기존 거여동에서 서울공항까지 거리는 채 10㎞가 되지 않았던데 비해 특전사가 이전한 이천에서 서울공항까지는 40㎞, 원주공항까지는 7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그래서 특전사의 지방 이전을 반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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