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의 심대하고 충격적인 쇠퇴”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지난 3년 동안 ‘전세계 언론자유지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각국 표현의 자유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언론자유지수가 전세계에서 꾸준히 악화하는 추세인데다 특히 전통적으로 언론 자유를 중시하던 유럽에서마저 급격히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RSF가 최근 2013년과 2016년 각각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모두에서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독립성과 자기검열 수준 등을 나타내는 언론자유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언론에서 표현의 자유가 더욱 제약되고 있음을 뜻한다. 핀란드는 2013년과 2016년 모두 언론환경이 제일 좋은 1위 국가로 꼽혔지만 언론자유지수는 6.38에서 8.59로 상승했고, 영국도 16.89에서 21.7로 증가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2013년 13.11에서 2016년 23.89로 두 배 이상 증가해 RSF가 언론자유지수를 조사한 180개 국가 중 언론자유 침해 정도가 가장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RSF는 유럽에서 테러와 난민 등 안보 문제에 대한 위기 의식이 최근 급격히 팽배해짐에 따라 각국 정부가 정국 안정을 위해 언론을 적절히 통제하려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SF는 “국영언론뿐만 아닌 사영언론에서도 독립적 보도를 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만으로 방송과 신문 보도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인터넷 접근권까지 정부에서 불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RSF는 특히 유럽 내 각국 정부가 언론인을 처벌하는 법안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대통령 모욕이나 신성 모독, 테러 지지 등의 이유를 둘러대면서 언론인의 보도를 문제 삼고 이들을 기소하거나 구금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는 자연히 언론사 자기 검열 수준을 심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에 따르면 언론자유지수 평가기준 중 자기검열 항목 수치가 유럽 내 국가들에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평균 10% 이상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3년 언론자유지수가 24.48로 180개국 가운데 50위를 기록했으나 2016년 28.58로 상승해 70위로 20계단이나 크게 하락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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