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난간을 타고 창문이 열린 빈집만 턴 50대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아파트 저층 가구에 침입해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야간주거침입 절도)로 최모(50)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올해 5월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1층에 사는 A(72)씨 집에 베란다 난간을 타고 몰래 들어가 540만원어치 현금과 귀금속, 상품권 을 훔치는 등 2012년 9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서울 일대 아파트를 돌며 49회에 걸쳐 2억5,000만원 상당 금품을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주로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 1~4층 중 불이 꺼져있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둔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베란다 난간이나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하는 수법을 썼다. 또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운동복을 입고 범행을 한 뒤에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폐쇄회로(CC)TV가 적은 하천 옆 자전거도로로 도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빈집털이가 자주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아파트 49곳 주변 CCTV를 정밀 분석한 끝에 최씨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이달 초 경기 의정부에서 검거했다.
조사 결과 전과 18범인 최씨는 같은 범행으로 수감됐다가 2012년 3월 출소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절도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훔친 물건을 팔아 생활비로 쓰고 어머니와 딸에게 용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야간에 잠시 외출하더라도 가급적 전등이나 TV를 켜 둬 빈집처럼 보이지 않게 해야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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