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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간절함’ ‘강심장’…리우올림픽 앞둔 장현수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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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간절함’ ‘강심장’…리우올림픽 앞둔 장현수의 키워드

입력
2016.07.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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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일본과 8강에서 페널티킥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장현수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일본과 8강에서 페널티킥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분 전역’으로 유명해진 수비수 김기희(27ㆍ상하이 선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단체 경기는 동메달 이상 따더라도 실제 출전한 선수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는데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일본과 3ㆍ4위전을 치르기 전까지 김기희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당시 사령탑 홍명보(47)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은 2-0으로 앞선 후반 44분, 김기희를 교체 투입했고 ‘1분 이병-2분 일병-3분 상병-4분 병장-경기종료 전역’이라는 농담이 나돌았다. 하지만 김기희는 원래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선수였다. 부상으로 대체 발탁됐는데 그 때 무릎을 다쳐 낙마했던 멤버가 장현수(25ㆍ광저우R&F)다.

장현수가 4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장현수는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리우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로 선발됐다. 그는 1991년생이다. 4년 전 1989년생이 주축이었던 홍명보호에서는 막내였지만 1993년생이 대부분인 신태용호에서는 최고참이다.

그는 멀티 플레이어로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수비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신태용호 수비의 핵심이다.

장현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우스개 소리로 ‘직업이 주장’이라고 한다.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때 완장을 찼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주장으로 금메달 획득에 공을 세웠다. 이번에도 유력한 캡틴 후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8일 브라질 상파울루로 출국하면서 “브라질에서 선수들과 민주적 절차를 통해 주장을 뽑겠다”고 밝혔다. 장현수는 “주장은 누가 하든 상관없다. 감독님이 선수들 의견을 묻는다고 하셨으니 가장 합리적인 선수가 될 것이다. 시켜준다면 당연히 할 것이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외모가 강인해 보이는 편은 아니지만 아주 ‘강심장’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일본과 8강전. 0-0 상황에서 종료 2분을 남기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장현수는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정확하게 골문 오른쪽 상단을 꿰뚫었다. 골키퍼가 알아도 못 막는 코스지만 볼이 공중에 떠 실축하기도 쉬운 위치인데 가볍게 차 넣었다. 태국과 4강전에서 한국은 또 페널티킥을 얻었고 장현수가 키커로 나섰다. 일본전 때와 비슷한 장소로 정확하게 넣었지만 주심은 킥 직전 한국의 다른 선수가 페널티 라인을 침범했다며 다시 차라고 했다. 압박이 더 큰 상황에서 태연하게 반대편 구석으로 깔아 차 성공했다. 페널티킥을 차기 전 태국 골키퍼가 다가와 “어디로 찰지 안다”며 신경전까지 벌였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키커가 제대로만 차면 골키퍼는 막을 수 없는 거 아니냐”며 웃음을 지었다.

장현수는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신태용호 18명 중 유일하게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선수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간절함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는다. 선수들이 병역 혜택만 위해 뛰는 건 아니지만 중요한 동기가 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내가 더 간절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올림픽에 장현수를 보낼 의무가 없는 소속 팀을 끈질 지게 설득해서 차출 허락을 받아냈다. 그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 너무 가고 싶었는데 못 갔다. 꼭 한 번은 올림픽을 느끼고 싶었다”며 “(부상으로 제외된) 아픔이 있어 절실함이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현수는 지난 20일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와 ‘더비매치’에서 공격에 가담해 동점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23일 옌볜 푸더와 경기까지 뛴 뒤 브라질로 건너가 25일 신태용호에 합류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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