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 첫 날 최강팀 한국이 최약체로 평가 받은 중국에 뜻밖의 1패를 당했다. 미국과 호주, 일본 등 다른 상위 시드 국가들도 모두 하위 시드 팀에게 덜미를 잡히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메리트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첫 날 포볼 방식(한 팀 두 선수가 각자 공으로 플레이해 좋은 스코어를 적어내 홀별로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 중국과 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 승점 2점을 얻었다.
A조의 한국은 최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 랭킹 기준으로 5위인 김세영(23ㆍ미래에셋)과 7위 양희영(27ㆍPNS창호), 9위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 12위 유소연(26ㆍ하나금융그룹)이 참가해 1번 시드를 배정 받았다.
반면 중국은 세계 랭킹 13위 펑샨산(27)을 제외하고 52위 린시위(20), 99위 옌징(20), 238위 펑쓰민(21)으로 구성됐다. 랭킹으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객관적 전력에서 중국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포볼이라는 독특한 경기 방식과 국가대항전이라는 부담 때문인지 한국팀은 중국팀에 고전했다.
한국은 양희영-전인지 조가 중국의 펑샨산-린시위 조를 1홀 차 리드를 지키며 승점 2점을 거둬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두 번째 주자인 유소연-김세영 조가 펑쓰민-옌징 조를 상대로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다 16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낸 중국팀에 분위기를 내주며 1홀 차로 패했다. 이글퍼트의 주인공은 신예 옌징이었다. 옌징은 18번홀에서도 3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한국의 추격을 따돌렸다.
유소연은 “우리가 못한 것은 아니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졌다는 점에서는 인정하고 (김세영과) 다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해 오늘의 패배를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A조 다른 경기인 5번 시드 대만과 4번 시드 호주의 대결에서는 대만이 모두 승리해 승점 4점을 가져갔다. 동포 선수인 오수현과 이민지를 비롯해 베테랑 카리 웹이 포진한 호주를 상대로 대만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승리를 챙겼다.
B조에서도 이변이 계속됐다.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은 7번 시드의 잉글랜드에게 두 경기 모두 패해 승점 ‘0’에 그쳤다. 6번 시드의 태국도 3번 시드 일본을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해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번 대회는 A그룹 상위 두 팀과 B그룹 상위 두 팀, 그리고 와일드카드를 얻은 한 팀이 결승에 진출해 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로 우승팀을 가린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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