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04명 적발… 장기입원, 수술횟수 부풀리기 등 수법으로 128억원 챙겨
보험금을 타내려고 일반 보험가입자를 끌어들이거나 의사와 짜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는 식으로 보험사기를 벌인 보험설계사들이 금융감독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상반기 보험사기 기획조사 결과, 사기 혐의가 있는 보험설계사 104명과 손해사정법인 2곳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고 밝혔다. 보험사기 혐의자들이 챙긴 부당 보험금은 128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해박한 보험지식을 이용해 일반 보험가입자를 보험사기에 가담시키거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의사를 꼬드겨 허위 진단서를 받는 식으로 부당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A 설계사는 일반인 10여명에게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여러 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모두 똑같은 질병으로 같은 병원에 장기입원시키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 의학적으로 단기간에 같은 수술을 반복할 수 없는데도 의료기록을 조작해 수술횟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설계사도 있었다.
또 경영난이 심한 병원을 골라 보험가입자를 소개해주고 허위로 진단서를 발급받도록 해 보험금을 챙긴 설계사도 있었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여러 보험에 가입한 뒤 질병을 이유로 2개 이상의 병원에 입원해 입원보험금으로 5,000만원이 넘는 돈을 타낸 사례도 나왔다.
금감원은 보험 종사자가 가담하는 형태의 보험사기는 다수의 보험가입자를 보험사기에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일반 보험사기보다 큰 만큼 앞으로 이들에 대한 기획조사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보험설계사가 보험전문지식을 악용해 보험가입자와 공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사와 보험대리점 등에 대한 보험사기 검사 및 제재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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