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말이 많아도 여하튼 고작 지구라는 작은 행성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뿐이다. 사실 낙원을 기대하고 떠난 것도 아니었다. 애초부터 '더 나은' 곳이 아닌 '그냥 다른 곳'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오영욱, 여행을 스케치하다)
대한민국이 짐 싸기에 바빠졌다. 그냥 다른 곳을 경험해보기 위한 여행 계획은 캐리어 한가득 뺐고 넣었다, 기대감 가득한 보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디 갈 지’를 정했다면 ‘의(衣)’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낯선 곳에서의 또 다른 내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 여행지에 맞는 옷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상황에 맞는 옷차림은 사람을 더욱 매력적이게 표현해준다.
# 패턴으로 만나는 이국적인 분위기
평소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던 과감하고 화려한 스타일링도 휴양지에서는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다양한 패턴과 채도 높은 컬러의 아이템들은 그다지 새로울 게 없어 보이는 심플한 디자인의 옷이라도 독특한 패턴이 더해지면 느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도트나 스트라이프처럼 시즌마다 등장하는 패턴에서부터 디자이너의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감각이 더해진 유니크함까지 최근 패션계는 다채로운 패턴이 주목 받고 있다.
데일리룩으로는 쉽게 활용하기 힘들지만 오히려 바캉스룩으로는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아이템인 것. 넉넉한 실루엣과 스트라이프 패턴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원피스는 파자마룩을 표현하기에 제격이다.
평소 무채색계열의 심플한 스타일을 즐기던 사람도 뜨거운 여름 태양아래 빛나고 싶다면 컬러풀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원한 블루, 상큼한 핑크와 같은 밝은 컬러는 얼굴색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평소에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프린트 패턴을 시도한다면, 여름의 이국적인 풍경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원피스와 가방을 화사한 파스텔컬러 패턴 아이템으로 선택했다면, 무채색 신발로 분위기를 중화시켜 패션에 균형을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남성은 일명 꽃무늬 남방으로 불리는 ‘하와이안 셔츠’가 올해 트렌드로 급부상 했다. 가슴팍을 풀어헤치고 수수한 머리를 흩날린다면 여행지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맘껏 발산 할 수 있을 것이다.
# 런웨이가 된 공항, 당당한 워킹을 위한 당신의 패션
공항은 그 자체만으로도 설렘 가득한 공간이지만 캐리어를 끌고 바닥에 내 딛었을 때 쾌감은 극에 달한다.
언제부턴가 생겨버린 공항패션이라는 말은 연예인에게만 붙일 수 있는 전용어였지만 이젠 자기만족을 위해 사는 사람들, 개성과 자기애의 표현 방법 중 하나의 수단이 바로 공항패션이다. 패션에 힘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선글라스로 얼굴의 반을 가리며 화장기 없는 얼굴을 오히려 트렌디하게 변모시키는 것, 더 이상 눈 둘 곳 잃은 하의 실종 패션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 캐리어 하나만으로도 여행객 느낌을 살리면서 개성을 동시에 표현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 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선보이고 싶다면 발목까지 오는 긴 길이의 피케 스타일의 맥시 원피스를 선택해 보자.
여기에 강렬한 레드 컬러를 선택한다면 휴양지에서 단연 돋보이는 스타일링을 완성하며 이목을 집중시킬 훌륭한 바캉스룩을 완성할 수 있다. 비비드 컬러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스트라이프 패턴의 맥시 원피스를 선택해보자.
세로 방향의 스트라이프 패턴은 날씬하고 길어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는 물론 여름 하면 스트라이프가 생각날 정도로 그 어떤 패턴보다도 여름과 잘 어울리며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 가려야 제 맛, 다양해진 선글라스…반다나, 초커는 덤
레옹의 영원한 소녀 마틸다, 그녀의 목을 감싸는 트레이드마크 초커 목걸이가 다시금 여심을 두드린다. 주렁주렁 액세서리의 향연보다 심플한 블랙 리본의 위엄은 어쩐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시즌을 강타한 ‘오프숄더’의 인기와 맞물려 초커의 숨겨진 매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다양한 프레임의 선글라스도 여행객 필수 아이템이다. 선글라스는 얼굴형, 피부색에 맞게 렌즈도 컬러별, 프레임은 소재별 더욱 다양해졌다.
라피아 소재의 가방이나 모자, 시원한 소재의 여름용 가방은 별다른 패션 스킬 없이도 쉽게 여기저기 레이어드 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바캉스용 필수품이다. 특히 요즘엔 다양한 소재의 여름용 액세서리를 선보이고 있어서, 자신의 개성에 맞게 고르는 재미도 더할 수 있다. 액세서리도 패션에 한 몫 하지만 헤어스타일은 패션에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쪽으로 땋기 기법을 활용한 일명 ‘벼머리’나 중앙에 포인트를 줘 동그랗게 번헤어를 연출하는 ‘사과머리’는 귀여우면서 활동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식상한 헤어밴드보다 반다나를 고르면 눈에 띄는 센스를 뽐낼 수 있다. 펑키한 분위기를 자아내 포인트 아이템으로 제격인데다 앞머리는 이마 위로 올려 시원하게 정리해주면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멋스러운 스타일로 완성할 수 있다.
# 비키니보다 래시가드
가릴수록 트렌디 한 매력,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도 래시가드가 해변과 워터파크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래시가드는 수상 운동 셔츠의 하나로, 지나친 햇빛 노출에 의한 화상이나 찰과상에 의한 발진 등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입는 옷이다. 긴소매 형태가 일반적이며, 탄탄하게 몸매를 잡아주어 몸매 보정 및 기능성 소재 사용으로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다.
아웃도어 업계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바캉스가 시작되기 전인 5월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해 대부분 출시를 마쳤다. 이번 여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티셔츠형 래시가드 외에도 집업 재킷 스타일, 크롭 티셔츠 스타일 등 다양한 형태의 래시가드가 출시되고 있다.
래글런 소매는 목깃에서부터 소매 아래까지 이음선이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이어지는 디자인을 말한다. 컬러풀한 색상과 만나 한층 더 스포티한 느낌을 낸다. 어깨선이 중앙으로 모이기 때문에 어깨가 좁아 보이면서 날렵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티셔츠형 래시가드는 소재 특유의 탄력성 때문에 워터파크나 해변에서 화장을 한 채 입고 벗는 데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집업 재킷 스타일과 목 부위만 지퍼로 구성해 입고 벗기 쉽게 한 하프 집업 스타일이다.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착시 디자인도 인기다.
박솔리 뷰티한국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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