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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다머

입력
2016.07.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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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7월 22일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가 91년 7월 22일 체포됐다.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가 91년 7월 22일 체포됐다.

범죄(법)심리학은 연쇄살인(Serial Murder)을 “범죄자가 심리적 냉각기를 갖고 세 곳 이상의 개별적 장소에서 세 건 이상의 독립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라 설명한다. 연쇄살인은 한 장소에서 다수를 살해하는 다중살인과 냉각기 없이 두 곳 이상에서 범행하는 연속 살인과 구분된다. 인류 최악의 살인마들은 대부분 독재권력자이거나 그들의 배후지만, 법이 가장 무겁게 심판하는 살인자는 연쇄살인범이다. 다만 그들 역시 정신병력 등을 근거로 법의 심판으로부터 빠져나갈 때도 있다.

미국 최악의 연쇄살인범 중 한 명인 제프리 다머(Jeffrey Dahmer, 1960~1994)가 91년 7월 22일 밀워키에서 체포됐다. 그는 쇼핑몰에서 만난 트레이시 에드워즈라는 흑인 청년을 자기아파트로 유인한 뒤 마취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해 수갑을 채웠으나 에드워즈가 반항하며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한 덕이었다. 불과 두 달 전인 그 해 5월, 14세 소년도 탈출해 행인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시 경찰은 다머의 거짓말-그는 소년을 자신의 동거인이라고 했다-에 속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소년은 살해됐다. 에드워즈의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경찰은 중시했다.

그는 18세이던 78년 6월 첫 살인을 저지른 뒤 87년 이후 본격적인 살인행각을 시작해 체포될 때까지 17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고, 시신 일부를 먹거나 냉장고에 보관했다. 동성애자였던 그의 희생자는 모두 10~30대 남성이었다.

청소년기 가정과 학교에서의 고립과 소외, 음주 등에 대한 집착과 중독, 사회 부적응 등 FBI 범죄심리전문가들이 규정한 연쇄살인범들의 특징은 그를 비롯한 연쇄살인범들을 심문하고 인터뷰한 결과를 귀납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저 요소들의 대부분은 사실 모든 반사회적 범죄의 배경이기도 하다. 정신병리학적 원인과 범죄의 상관관계는 결코 확정적이지 않다.

다머의 고교 동창 더프 백더프는 다머의 이야기를 그래픽노블 ‘내 친구 다머’(강수정 옮김, 미메시스)로 출간했다. 그는 한 외톨이 소년의 음울한 내면과 성장 환경을 파헤치면서 이렇게 썼다. “주변의 어른들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무신경하지 않았다면 제프리 다머는 괴물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어른 탓 환경 탓은 치우친 판단일 테지만, ‘밀워키의 식인귀’라는 ‘단순ㆍ명쾌’한 진단 너머와 배후의 많은 것들을 심란하게 떠올리게도 한다.

다머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 동료 죄수에게 맞아 94년 숨졌다. 조이스 캐롤 오츠도 그를 모티프 삼아 이듬해 소설 ‘좀비’(공경희 옮김, 포레)를 썼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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