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1일 국보인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그 동안 추진해 온 ‘가변형 임시 물막이’(일명 카이네틱 댐) 사업을 제7차 건축분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는 2014년 임시 물막이가 암각화에 설치됐을 때의 안전성에 대한 사전 검증테스트를 요구했으며, 이에 지금까지 울산시와 울주군은 설계와 검증모형 실험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물막이 투명막에 작용하는 최대 수압에 대한 수밀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음매 부분에 지속 누수가 발생해 수밀성 확보에 부적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향후 대곡천 수위조절안, 생태제방안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대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다른 방안을 수립할 방침인데, 이 중에서 울산시가 2000년부터 제안한 생태제방 축조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곡천 수위조절안은 울산시가 식수 문제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제방 축조안은 암각화 앞쪽 80m 지점에 길이 440m, 높이 15m, 너비 6m의 둑을 쌓아 물이 암각화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하고, 제방 근처에 관람객을 위한 교량을 설치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생태제방 축조안은 이와 유사한 임시제방 축조안이 2009년과 2011년 문화재위원회에 상정됐다가 모두 부결됐고, 학계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있어 통과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울산시가 생태제방 축조안을 들고 오면 검토할 수는 있다”면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전문가를 9월께 초청해 생태제방이 암각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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