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지하철과 같이 고속으로 이동 중인 상황에서도 끊김 없이 기가(Gbps)급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연구진의 기술이 중국에 상륙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동 무선통신 기술인 ‘모바일 핫스팟 네트워크’(MHN) 기술이 중국 철도와 지하철에 적용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위해 ETRI는 중국 상하이를 포함한 7개 도시에서 지하철 와이파이(WiFi)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남방인구기술유한회사와 지난 19일 MHN 기술 상용화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 지하철에서는 와이파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주파수 대역 폭이 좁아 사용자가 몰리면 통신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ETRI의 MHN 기술은 대역폭이 넓고 고주파에 해당하는 밀리미터파(24~26.5㎓) 주파수를 활용, 고속 이동 환경에서도 기가급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기존 환경이 제공하는 속도보다 약 100배 빠른 수준으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해도 고화질(HD)의 실시간 동영상을 끊김없이 재생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이번 MHN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이번 기술은 ETRI가 주관하고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 SK텔레콤, KT, 회명정보통신, 아트웨어, KMW, 에스넷ICT, 클레버로직, HFR 등이 참여해 공동으로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 1월 서울 지하철 8호선에서 세계 최초로 시연에 성공했으며 내년 초에는 시범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TRI는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베트남, 몽골 등 시장에도 진출, 국내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내겠다는 방침이다. 정현규 ETRI 연구본부장은 “다양한 해외 시장에 기술 수출을 추진, 우리나라의 무선 통신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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