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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뒤덮인 英-獨 ‘여성 수장’의 역사적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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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뒤덮인 英-獨 ‘여성 수장’의 역사적 첫 만남

입력
2016.07.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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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강경파 올랑드 설득 남아

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첫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첫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을 탈퇴하려는 영국과 영국을 대신해 EU를 대표할 독일 양국의 여성 수장이 첫 대면식을 가졌다. 역사적 만남에서 두 여성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이 급히 시작되진 않으리라는 데 동의했지만 양국 언론은 회담 분위기가 ‘냉철하고 실용적’이었다고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처음으로 브렉시트 이후 체제를 논의했다. 메르켈 총리는 메이 총리와 한 시간 가량 회담한 후 기자들 앞에서 “(메이 내각이) 시간을 두고 자신들의 이익을 탐색해야 한다는 점을 완벽히 이해했다”며 연내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적어도 메르켈 총리가 브렉시트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탈퇴 일정을 밝히라”고 영국을 압박하던 자세는 누그러진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당시 “(EU 탈퇴를 규정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전까지 브렉시트 조건 협상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협상이 없다고 해서 이 주제로 토론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의의 세부 사항에 대한 질문에는 두 총리 모두 말을 아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의 핵심은 이민자 통제였고 이를 추구하지만 유럽 시장과의 무역도 경제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며 이렇다 할 협상비전을 내놓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 역시 이민을 통제하는 영국에 대한 시장제재 가능성을 묻자 “아직 제기되지도 않은 질문에 답할 생각이 없다”고 질문을 비켜갔다.

이날 회담은 두 국가 여성 수장의 역사적 첫 만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불렀다. 특히 독일 언론은 메이 총리가 베를린을 방문한 날을 ‘메이 데이’라 명명하며 두 여성 총리 사이의 교감이 양국간 ‘훈풍’을 부르기를 기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비슷한 연령대(메르켈 62세ㆍ메이 60세)의 두 총리가 각기 전임자의 실정으로 위기에 몰린 보수당을 이어받아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국가 최고위직까지 올랐다는 공통점을 거론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나자 양국 언론은 두 총리의 회담을 “냉철하고 실용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온라인판 기사에서 “메이 총리가 신고 온 표범무늬 구두에도 불구하고 회견장의 긴장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가디언은 회담을 “역사적인 만남이 브렉시트 문제에 뒤덮였다”고 요약했다.

메이 총리가 메르켈 총리의 양해를 받았지만 아직 넘을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장 21일(한국시간 22일 3시 30분)에 열리는 올랑드 대통령과의 회담이 녹록지 않다. EU의 리더십을 쥔 독일이 영국에 비교적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온 반면 프랑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올랑드 대통령은 계속해서 영국이 탈퇴 협상 준비를 빠르게 마칠 것을 요구해왔다”며 올랑드 대통령이 메이 총리를 만나서도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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