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말 톺아보기] ‘옥상’의 ‘일광욕 의자’

입력
2016.07.21 14:57
0 0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긴 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다. 필자는 그 의자를 무어라 부르는지 궁금했었는데, 최근 그 이름이 ‘선베드’라는 것을 알았다.

여름 휴가철 용어로 이와 같이 낯선 외래어는 또 있다. ‘풀빌라’는 전용 수영장이 딸린 숙박업소, ‘루프톱’은 야외 카페 등이 있는 건물 옥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역시 필자에게는 생소한 말들이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 이런 외래어들은 뭔가 거추장스러운 옷 같다는 느낌이다. 다행히 최근 국립국어원은 이 세 가지 여름 휴가철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어 선보였다. ‘선베드’는 ‘일광욕 의자’, ‘풀빌라’는 ‘(전용) 수영장 빌라’, ‘루프톱’은 ‘옥상’으로 다듬은 것이다. 그 말들로 대화를 한번 꾸며 보았다.

“김 대리, 이번 여름휴가 어디로 가나?”

“네, 저는 가족끼리 전용 수영장 빌라(←풀빌라)에 가 보려고요. 과장님은요?”

“아, 나는 어디 가까운 빌딩 옥상(←루프톱)에 가서 일광욕 의자(←선베드)에 누워서 잠이나 푹 잘 거야.”

이렇게 쉬운 말을 쓰면 시원스럽게 뜻이 통하지 않는가? 괄호 속의 ‘풀빌라, 루프톱, 선베드’의 낯선 말보다는 ‘전용 수영장 빌라, 옥상, 일광욕 의자’가 가볍고 편한 느낌이다. 이번 여름휴가에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재충전하면서 이 말들도 한번쯤 생각해 보자. 여름휴가 철 용어는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go.kr/)이나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말터, http://malteo.korean.go.kr), ‘이렇게 다듬었어요’ 블로그(http://blog.naver.com/areumkor)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