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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주인공, 트럼프 아닌 힐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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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주인공, 트럼프 아닌 힐러리?

입력
2016.07.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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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지지 대의원들의 모습. AP 뉴시스
19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지지 대의원들의 모습. AP 뉴시스

미국 공화당이 19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했지만 이날 대회장의 실질적 주인공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다름 없었다. 공화당 주요 연사들은 트럼프 추대보다 민주당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한 공격에 총력을 기울여 당내 분열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1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즈아레나는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한 공화당 인사들의 비판 연설과 관중들의 고함으로 가득 찼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하차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클린턴의 행동과 인격에 책임을 물을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최근 ‘이메일 스캔들’은 물론 국무장관 당시 시리아, 이란 등 분쟁과 관련해 내린 결정들을 비판했다. 크리스티 주지사가 청중을 향해 “(클린턴 전 장관이) 유죄인가, 무죄인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대의원과 청중은 “그녀를 감옥에 가둬라”고 수차례 외치며 가세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트럼프에 대한 지지 발언보다는 클린턴 견제에 힘을 쏟았다. 라이언 의장은 클린턴 전 장관의 당선이 “실패한 체제의 중단이 아닌 오바마 대통령의 3번째 임기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샤론 데이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은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언급하며 “영부인이었던 클린턴은 남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 여성들의 인격을 악랄하게 공격했다”며 “나는 언젠가 여성 대통령을 보기를 원하지만 힐러리 같은 여성은 아니다“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전당대회 풍경이 과거 대회들과 비교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당 후보를 부각시켜 지지 세력을 결집해야 할 전당대회의 황금시간을 상대당 후보 공격에 할애한 것은 그만큼 후보 지명 순간까지 공화당 분열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간극은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며 “공화당이 한 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순간은 클린턴을 비난할 때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트럼프 후보 지명은 초반 몇 개 주의 득표 상황만 점검한 후 박수로 후보를 추대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전 지역 득표 상황에 대해 일일이 호명하는 방식을 거쳤다. 후보 지명을 위한 공개투표 ‘롤 콜’(Roll Call)에서도 전체 대의원 3분의1 이상인 721명이 트럼프가 아닌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클리블랜드=조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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