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남한의 항구와 비행장을 선제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사거리를 제한해 탄도로켓(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전날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이 남측을 겨냥한 무력시위였음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대부대들의 탄도로켓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 화력타격계획’이란 제목의 작전지도 앞에서 웃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이 지도에는 예상 타격 목표 지점으로 울산 쪽 동해상과 부산 인근 바다가 표시돼 있어, 이번 발사가 유사시 경북 포항이나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미군 증원 전력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지난 3월 10일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때도 이튿날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 지도를 공개하며 남측에 대한 타격 위협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매체들은 또 “이번 발사가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켓트에 장착한 핵탄도 폭발조종장치(기폭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번 검열(점검)했다”며 핵폭탄을 터트리는 기폭장치실험도 시사해 남한 군사 시설에 대한 핵공격 의도도 드러냈다. 이번 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 훈련을 시작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해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순신 합참 의장 주관으로 긴급 화상 작전 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미사일 발사 시험 수준이 아니라 명백한 도발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했다. 합참은 다음달 실시되는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 등을 빌미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이순진 합참 의장은 “적 도발시 좌고우면 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에게 오직 승리의 결과만을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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