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이종환재단, 2020년까지 학술상 제정키로
부문별 상금 15억원… “아시아 과학자 주목”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릴 만한 국제학술상이 4년 안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질 전망이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 관계자는 20일 “2020년까지 부문별 상금이 15억원 정도인 국제학술상 ‘관정상’(가칭) 제정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구상은 마쳤고 자문기구와 심사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부문별 상금으로 15억원 가량을 책정한 것은 일단 규모 면에서 노벨상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노벨상의 부문별 상금은 12억~13억원이다. 시상 부문은 자연과학ㆍ응용과학ㆍ인문사회과학 등 세 분야를 기본으로 과학을 더 세분화하거나 의학 등 분야를 추가, 5개 부문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노벨상은 물리학ㆍ화학ㆍ생리의학ㆍ문학ㆍ평화ㆍ경제학 등 6개 부문이다.
수상자가 미국ㆍ유럽 위주로 선정되는 노벨상과 달리 관정상이 주목하는 것은 아시아 과학자들이다. 재단 관계자는 “아시아 과학자들에게만 상을 주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노벨상과 달라지려면 아무래도 아시아 쪽에 더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이종환(93)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2000년 사재(10억원)를 출연해 설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장학 재단이다. 관정상 제정은 4년 전 구상됐다. 과학 기술에 한국의 미래가 있으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인재 육성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이 명예회장의 지론이었다. 착실히 쌓여 온 기금이 최근 1조원을 넘으며 상 제정 추진이 본격화했다.
18일 자신에 이어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수성(77) 전 국무총리가 상 제정 준비에 박차를 가해줄 것으로 이 명예회장은 기대하고 있다. 상 제정 추진과 별도로 재단은 지금껏 해 오던 국내 대학 장학생 지원 및 국외 유학 지원 사업은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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