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작가에게 주는 일본 문학상 가운데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작에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ㆍ37ㆍ여)가 쓴 ‘편의점 인간’이 선정됐다.
일본 문학진흥회는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편의점에서 18년째 일하며 연애경험이 없는 36세 독신여성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을 선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작품에선 어른이 될 때까지 학교나 사회와 겉돌던 주인공이 매뉴얼화 돼 있는 편의점 점원으로 일하면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그려진다. 주인공은 이런 삶에 보람을 느끼지만 한 남성을 만나면서 삶의 위기를 느끼게 된다. 이때 주인공의 사고방식과 그를 둘러싼 ‘결혼’이나 ‘정규직’에 대한 주변 시선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가 강조점이다. 보통의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사회풍조를 재치 있고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작가 무라타는 기자회견에서 장기간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을 밝히며 “오늘도 일하고 왔다, 수상이 기적 같아서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편의점 점장과 상담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한 계속 현재 생활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일본 대중문학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나오키(直木)상 수상작에는 오기와라 히로시(荻原浩ㆍ60)의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모친과 재회한 여성, 중학생 딸과 사별한 부부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가족을 주제로 한 6개의 작품을 묶은 단편집이다. 오기와라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한 후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소설을 써왔고 나오키상 후보에 5번 오른 끝에 상을 거머쥐었다.
한편 재일교포 3세 작가인 최실(31)은 ‘지니의 퍼즐’로 아쿠타가와 후보 5명 안에 들었으나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다. 최실은 이 작품으로 앞서 군조(群像)신인문학상을 받는 등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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