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을 열며] 사드를 둘러싼 오해

입력
2016.07.20 14:36
0 0

주한 미군사령관이 점점 고도화되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그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지 2년 1개월. 우여곡절 끝에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가 일단락되었지만 이런저런 비판이 계속되고 있고 국론이 분열되어 안타까움이 크다. 비판 대부분은 오해에서 비롯된 내용으로 그 핵심은 국방부가 사드 배치 문제가 제기된 초기부터 애매모호한 입장을 유지해 신뢰를 잃었고, 급조된 논리로 성급한 의사결정을 통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문제가 처음으로 제기된 2014년 6월 이후 한민구 국방장관은 일관되게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은 국방위 질의 답변 과정에서 모 국회의원이 한 장관에게 질의한 내용이 한 장관의 답변으로 둔갑하여 국방부의 정책인 양 오도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이 없었던 만큼 협의도 없었고 결정도 없었다는 소위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 문제는 실제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협상 전략상으로도 부득이한 측면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기에다 주한 미군사령관의 사드 필요성 발언의 행간에 비공식적인 협의가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는데도 국민에게 밝히지 않았다는 추정 또한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드 배치 결정 시기와 관련하여 좀 더 중국을 설득하고 주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소통 노력이 필요했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드 배치의 최종상태를 거꾸로 환산해 보면 보다 명료해진다. 박근혜 정부의 임기 내인 내년까지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여러 가지 준비를 감안하여 지금의 시간대가 적기라고 본다. 금년 후반기나 내년이 되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게 돼 안보문제가 정치 이슈화하여 국론을 분열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시간을 끌수록 주변국이나 국내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히려 중국이 사활적 이익이 걸려있다고 간주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의 헤이그 국제중재재판소(PCA)의 결정 시기와 맞물리면서 중국의 주요 공격 대상에서 사드 문제가 비켜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절묘한 시점이었다.

주민에 대한 이해와 설득은 불가피한 측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이 주민 설득차 성주를 갔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만약 이 사실을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했더라면 사태가 더욱 악화, 확산되어 자칫 발표마저 못 하는 불상사로까지 발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사드 안전거리가 100m인가 하는 논쟁도 어제오늘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고, 이미 지난 2월 한차례 불거져 자세히 보도되고 상세히 설명되었던 사안이다.

특히 사드에 관한 중국의 대응은 주권 침해적이고 무례하고 비과학적이며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방어용 무기가 구체적으로 그들의 안보이익을 어떻게 침해하고 있는지는 딱히 적시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국을 방문한 우리의 국방부 장관 격인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의 엄포와 협박성 발언에 대해 한 장관은 조목조목 설명하고 결연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고,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대화를 포함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 측에 천명하였다. 이제 중국은 사드 배치에 시시비비를 걸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적 대단결과 지혜를 결집해도 모자란 판에 사실과 다르고 대안 없는 비판은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사드를 재검토하자’는 주장은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할 뿐이다. ‘전자파의 위험을 제 몸으로 직접 시험하겠다’는 한 장관의 호소는 사드 배치 필요성의 절실함을 보여준다. 우리 국민 모두는 유치한 괴담 수준의 반대를 구별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애국심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장광일 동양대 국방과학기술대학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